어디서도 볼 수 없는 전북 여성예술인 소식, '망.관.부'에 있다

General / 나보배 / 2022-06-18 08: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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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여성문화예술연대 JAWA, 일주일 1번 뉴스레터 서비스 시작
"남성 위주 예술계 속 여성 '섬'처럼 고립…함께 연결되기를"
▲ '주간자와 망.관.부' 뉴스레터 [뉴스레터 화면 캡처]

▲ 주간자와 신청 포스터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 SNS 캡처]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전북 여성예술인 소식, '망.관.부'에 있다

전북여성문화예술연대 JAWA, 일주일 1번 뉴스레터 서비스 시작

"남성 위주 예술계 속 여성 '섬'처럼 고립…함께 연결되기를"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우리는 무엇을 공유하고 연대할 수 있을까요. 그 마음을 담아 뉴스레터를 띄웁니다.'

18일, '주간자와 망.관.부 - 6월호' 제목의 메일을 열자 초록색 바탕에 물음표가 가득 찬 로고가 눈에 들어온다.

제목만 봐서는 무엇인지 도통 알 수 없는 이 메일은 지난 8일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JAWA, 이하 전여문)에서 처음 발송한 소식지다.

'망해도 관심 부탁해'라는 뜻을 담은 제목 '망.관.부'처럼 전여문 활동가 6명이 "일단 여성 문화예술인들을 소개하기 위해 무엇이든 해보자"는 마음으로 한시적인 뉴스레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6월부터 석 달간 매주 1차례씩 각각 다른 내용을 담아 메일을 전송할 예정이다.

6월 첫째 주와 둘째 주에는 '시작'이라는 주제로 아티스트 송은채 인터뷰와 전주시립극단 연극 '봄남' 비평을 담아 메일을 보냈다.

6월 셋째 주와 넷째 주에는 아티스트 오연주 인터뷰와 여성 예술가가 바라본 지역의 예술정책을 이야기할 계획이다.

뉴스레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지역 예술계가 남성 위주로 꾸려지다 보니 여성 예술인들은 설 자리가 비좁았기 때문이다.

16년 차 연극배우이기도 한 전여문 송원 대표는 "주류에 자리 잡은 남성들이 기회가 될 때마다 남성을 주로 추천하다 보니, 여성 예술인들은 서로 연결되지 못하고 '섬'처럼 고립된 듯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라며 "우리 바로 옆에 여성들이 있다고 알리면서 그들의 외로움을 나누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뉴스레터에 작품 비평을 담은 이유 역시 지역에 평론가가 없다는 아쉬움에서 출발했다.

송 대표는 "무대에 올라오는 작품 중 성차별적이거나 차별, 배제를 재현한 내용이 많다"라며 "성평등 작품이 많아지길 바라면서 성평등 관점으로 본 작품 비평을 담았다"라고 말했다.

"겁 없이 무작정 시작"했지만, 반응은 꽤 좋다. 3개월간 구독자 100명을 목표로 잡았는데 첫 주에만 70여 명이 구독 신청을 했다.

'지인찬스'가 아닌 오로지 전여문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으로만 홍보한 결과다.

송 씨는 "첫 뉴스레터를 발송한 뒤 '(소식지에 담긴) 아티스트 송은채의 노래를 들어봤는데 정말 좋았다'는 피드백을 받았다"라며 "여성 예술가를 소개하고 싶다는 우리의 마음이 전달된 것 같아 기뻤다"라고 웃었다.

가장 힘든 점은 역시나 예산이다. 성평등커뮤니티지원사업을 통해 300만원을 지원받기는 했지만 콘텐츠 고민부터 취재, 디자인, 원고, 사진까지 본업이 있는 예술가 6명이 3개월간 들이는 품에 비하면 무척이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3개월 뒤엔 소액의 구독료를 받으며 뉴스레터를 이어나가고 싶은 꿈을 품고 있다.

송 대표는 "여성 예술인들은 어떤 집단 안에서 존중받는 예술인이 아닌 '여성'으로만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라며 "과거보단 나아졌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성차별적 구조를 해소하고, 여성 예술인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예술 활동을 했으면 한다"라고 소망했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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