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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길우 '날고싶은, 새' [선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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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선화랑에서 개인전 여는 이길우 작가 |
태워 만든 구멍이 모여 작품으로…향불작가 이길우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작가는 향불로 한지를 태워 작은 구멍을 낸다. 한지 위에 셀 수 없이 많은 구멍이 쌓인다. 가까이 가서 보면 구멍들의 연속이지만, 멀리서 보면 그것들이 모여 하나의 형상을 이룬다. 태워 사라지면서 생긴 구멍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소멸과 생성의 현장이다.
'향불 작가'로 불리는 한국화가 이길우(54)는 신문, 염색한 한지 콜라주 등으로 화면을 구성한 뒤 향불로 구멍을 낸 한지를 중첩하는 작업을 한다.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10일 개막하는 개인전 '108 & STONE'은 향불 구멍 사이로 드러나는 이미지와 향불로 만든 이미지가 겹쳐져 완성되는 다채로운 풍경을 선보인다.
이길우는 2003년 늦가을 어느 날 우연히 은행나무 마른 잎 무더기가 역광에 비쳐 까맣게 그을려 보인 것에서 영감을 얻어 향불 작업을 시작했다.
한때 향불 대신 전기인두를 사용하다가 다시 향불 작업으로 돌아왔다. 100호 크기 작품을 만들 때 인두로 약 3만 번 구멍을 냈으니, 그보다 더 세밀한 향불은 5만 번 정도 구멍을 내야 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한국화의 새로운 표현 방법을 찾던 끝에 향불 작업에 이르게 됐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모든 과정을 직접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재료를 가지고 재해석해 새롭게 표현했을 때 더 세계적인 작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불 작업으로 제작한 작품에는 미켈란젤로의 조각 피에타 형상을 비롯해 전통 항아리, 찌그러진 음료수 캔, 공연장 로비의 관객들까지 다양한 모습이 등장한다.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작품의 소재들은 모두 작가의 경험과 일상에서 나왔다. 이길우는 전시를 아우르는 주제를 욕망과 결핍이라고 소개했다.
인생을 살면서 생겨나는 여러 욕망은 결핍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작가는 그 양면성에 주목했다.
새가 날개를 펴고 있는 듯한 형태로 구겨진 채 버려진 종이의 모습을 담은 작품 '날고싶은, 새'가 욕망과 결핍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작가의 국내 개인전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35점이 출품된 이번 전시는 다음 달 4일까지 열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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