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부터 신입생까지 떼창 가능"…호응 커지자 총학도 "긍정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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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유재하 [한양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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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양대 봄 축제 '2022 라치오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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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재하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 표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
"유재하 노래를 응원가로"…35주기 추모 한양대생들 여론 '봇물'
"총장부터 신입생까지 떼창 가능"…호응 커지자 총학도 "긍정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윤철 기자 = "저희에겐 교통사고로 요절한 비운의 천재 유재하 선배가 있습니다. 연대의 '서시'처럼 저희도 선배 노래를 응용한 응원가를 만들면 어떨까요."
가을 정취가 완연해지는 11월 1일은 싱어송라이터 유재하 씨의 기일이다. 한양대 작곡과를 졸업한 그는 1987년 8월 '사랑하기 때문에'에라는 이름의 앨범을 발매하고 석 달 뒤 스물다섯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 앨범은 그가 남긴 첫 앨범이자 유일한 앨범이 됐다.
동명의 타이틀곡을 비롯해 수록곡 모두 명곡의 반열에 올라 지금껏 널리 사랑받고 있다.
유씨의 35번째 기일을 꼭 일주일 앞둔 이달 25일 한양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유씨 노래를 한양대 응원단 '루터스'의 공식 응원가로 쓰자는 글이 올라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연세대가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한 윤동주 시인의 '서시'에 곡을 붙여 응원가를 만들었듯, 한양대도 응원가를 통해 동문인 유씨를 기리자는 것이다.
그 뒤 에브리타임에는 "선배님 노래를 응원제 엔딩곡으로 쓰자", "'가리워진 길'이 응원가로 딱이다", "'가리워진 길' 응원가 만들기 운동 1일차"라는 등의 호응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유씨 노래는) 총장부터 20살까지 다 떼창이 가능하다"는 댓글도 달렸다.
한양대 응원단 '루터스'도 이를 반기고 있다.
이연경(24) 루터스 단장은 "축제 메인 코너인 응원제 끝 곡으로 보통 떼창에 좋은 잔잔한 노래를 쓰는데, '가리워진 길'은 그런 조건에 딱 맞는다"고 화답했다.
이 단장은 "선배 노래인 만큼 의미도 깊을 것 같다. 학내 의견이 모이면 단원 회의를 거쳐 총학생회, 작곡과 등과 협업을 추진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이 밖에도 다양한 방식의 추모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가을 축제가 열린 이달 5∼7일을 전후로 에브리타임에는 '유재하 노래 부르기'가 축제 정례 행사가 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작곡과 4학년생 정재민(26) 씨는 가수 김희재(27) 씨의 '별, 그대'를 작곡하는 등 가요와 클래식의 경계를 넘나든 유씨의 음악 행보를 좇고 있다. 정씨는 중학생 때 유씨 노래를 처음 듣고 작곡가가 되기로 했고, 한양대 작곡과를 콕 집어 진학했다고 한다.
정씨는 "유재하 선배처럼 음악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노래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선배 음악은 꿈의 방향을 확인하고 설정해주는 나침반"이라고 했다.
정지호(26) 한양대 총학생회장은 "유재하 선배 노래를 학교를 대표하는 곡으로 쓰는 건 저희만 할 수 있는 일인 만큼 응원가 도입을 학생회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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