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김창남 선정위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 |
| ▲ 김창남 선정위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김창남 "한국대중음악상, 음악 다양성에 도움…공공성 지켜야"
20년 맡은 선정위원장 사의…"불안정한 토대, 책임감 느껴"
(서울=연합뉴스) 안정훈 기자 = "다른 시상식은 대중음악을 상품으로 보고 평가한다면, 한국대중음악상은 대중음악을 예술로 보고, 그 가치를 평가하는 상입니다."
지난 20년간 한국대중음악상을 이끌었던 김창남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장(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은 시상식의 가치를 이렇게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20년간 선정위원장을 맡았는데 아직도 한국대중음악상이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2004년 한국대중음악상이 첫발을 뗐을 때부터 선정위원장을 맡아온 그는 얼마 전 20회 시상식이 끝난 후 선정위원장 사의를 표명했다.
그의 운영 아래에서 한국대중음악상은 팝과 같은 대중적인 음악 장르 바깥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포크, 재즈, 메탈 장르의 여러 곡을 발굴할 수 있었다.
그는 "한국 대중음악 장르의 큰 문제는 다양성의 부족"이라며 "한국대중음악상은 많은 음악을 조명해주면서 다양성의 기반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상업적 색채가 옅은 만큼, 페스티벌 성격을 가지는 국내외 여타 음악 시상식에 비해 열악한 재정은 그의 어깨에 무거운 짐이기도 했다. 올해 한국대중음악상도 20주년임에도 녹화된 영상을 송출하는 방식으로 열렸다.
그는 시상식에서 "성대하게 여러 음악인의 잔치로 모시고 싶었으나 온라인 중계 방식으로 발표하게 돼 죄송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지금도 후원회원이 있기는 하지만 소수"라며 "후원회원들께 시상식에서 따로 드릴 게 없어서 적극적으로 회원을 모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시상식은 유달리 어렵게 진행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금이 지난해 2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어려운 재정에도 후원을 조건으로 수상 선정 과정에 개입하려는 시도는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무보수 노동을 감수할지언정 시상식의 정신을 지키려는 다른 선정위원들의 공감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위원장은 "산업적 판단, 외부의 입김에 의해서 수상 결과가 영향을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선정 과정의 자율성과 독립성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고, 거기에 조금이라도 훼손이 가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했다.
음악을 위한 소신으로 한국대중음악상을 지켜온 지 20년, 그는 이제 떠나야 할 때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요즘 대중음악 트렌드를 쫓아가기도 쉽지 않았다"며 "빨리 내가 자리를 비켜서는 게 이 상이 조금 더 발전하는 길이 될 것"이라는 말로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궁극적으로는 이 상이 공공지원을 통해서 공공성을 띠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덩달아 음악 팬들의 자발적인 후원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