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데뷔 50주년 전국투어…"힘들지만, 해냈구나 싶은 마음"
"새로운 도전에 두려움 없다…아흔 살에도 멋진 노래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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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뷔 50주년 앞둔 가수 최백호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가수 최백호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2.27 jin90@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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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백호 전국투어 포스터 [파이오니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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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하는 가수 최백호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가수 최백호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5.12.27 jin90@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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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뷔 50주년 투어 개최하는 가수 최백호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가수 최백호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5.12.27 jin90@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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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최백호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가수 최백호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2.27 jin90@yna.co.kr |
최백호 "끊임없이 변화한 낭만의 50년…철들고 싶지 않아"
내년 데뷔 50주년 전국투어…"힘들지만, 해냈구나 싶은 마음"
"새로운 도전에 두려움 없다…아흔 살에도 멋진 노래 나올 것"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저는 철들고 싶지 않아요.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는 것도 원치 않고요.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는 어릴 적 순수한 감정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노래합니다."
'낭만 가객' 최백호(75)가 노래를 대하는 마음은 여전히 청춘이다.
1976년 데뷔해 내년 가수 인생 50주년을 맞이하는 최백호는 그간의 가수 생활이 늘 새로움을 꿈꾸는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26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최백호는 "힘들게 살다가 이 정도 했으니 됐다고 주저앉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끊임없이 구상했다"며 "다만 부끄럽지 않은 노래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가수 생활을 지탱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50주년 기념 전국투어 '낭만의 50년, 시간의 흔적을 노래하다'를 개최한다. 그의 히트곡을 비롯해 송창식, 조용필 등 50년 넘게 활동한 가수들의 노래를 커버하는 무대를 선보인다.
최백호는 "50년이라는 세월을 가수로 산다는 것이 힘들지만, 해냈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스스로 기념할 만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연을 준비했는데, 오신 분들도 즐겁게 보고 가실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의 공연에서 빠질 수 없는 노래는 1976년 발표한 데뷔곡 '내 마음 갈 곳을 잃어'와 1994년 곡 '낭만에 대하여'다. 최백호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 준 노래로 꼽는 곡들이다.
1974년 고향 부산에서 상경해 가난한 무명 생활을 견디던 그는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로 기회를 잡았다. 어머니를 여의고 힘들어했던 기억을 토대로 한 노래지만, 다른 한편 그에게 가수 생활의 즐거움을 알려준 곡이었다.
최백호는 "연말에 곡이 나오고 1월부터 거리에서 노래가 들려오기 시작해서 깜짝 놀랐다"며 "여전히 생활은 어려웠지만, 가수라는 일이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차츰 인기가 시들해져 1990년부터 2년간 미국 생활을 택했던 그는 '낭만에 대하여'를 계기로 재기에 성공한다. 지나간 첫사랑을 떠올리며 2시간 만에 써 내려간 노래는 발매 이후 큰 반응을 얻지 못했으나 이듬해 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 삽입곡으로 쓰이며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밤에 일하느라 드라마를 녹화해서 나중에 보는데 장용 선생님이 내 노래를 부르고 계셨다"며 "그 이후로 여러 군데서 섭외가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그 노래가 제 생활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최백호는 지난 50년 가난했던 무명 시절과 슬럼프 등 크고 작은 부침을 겪으면서 삶에서 찾아오는 기회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괴롭게 느껴졌던 미국 생활도 지금은 가치 있는 시간으로 느껴진다고 돌아봤다.
그는 "라디오 편성 담당자가 겨우 10분짜리 방송을 맡기는 식으로 저를 괴롭히는 바람에 미국 생활을 접었다"며 "돌아보면 그 덕에 한국으로 돌아와 '낭만에 대하여'라는 노래도 냈으니 고마워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고 웃어 보였다.
이러한 경험 덕분에 최백호는 젊은 가수와의 협업이나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이 두렵지 않다고 자부한다.
실제로 그는 2022년 지코, 정승환 등 후배 가수들이 참여한 앨범 '찰나'를 발매했다. 현재 제작 중인 50주년 기념 앨범에서는 힙합에 도전할 의향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 나이에 후배들이 먼저 같이 음악을 하자고 제안해주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이에요. 새로운 것이 있으면 시도해 보고 안 되면 그만둔다는 생각으로 도전하는 거죠. 두려움은 전혀 없어요."
올해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와 '모범택시3'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발표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낸 최백호는 여전히 이루고 싶은 꿈을 여럿 가지고 있다.
그는 80세가 되는 해에 무료 공연을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90세에도 공연을 개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어렸을 적 화가를 꿈꿨던 만큼 그림에도 관심이 많고,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노래를 즐겨듣고 사랑할 수 있게 됐다는 그는 앞으로 더 멋있는 노래를 만들겠다는 꿈을 펼쳐 보였다.
"'낭만에 대하여'를 45살에 냈으니 여든 살, 아흔 살에도 멋진 노래가 나오지 않을까요. 이제야 노래하는 방법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소리를 낼 수 있을 때까지는 음악을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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