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서 마시고 공연 촬영하고…색다른 공연 관람 문화 찾아온다

Travel / 박원희 / 2025-02-02 08: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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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원스' 프리쇼…사전 무대 위에서 배우들 연주와 음료 즐겨
'시체관극' 문화에 도전하는 '런던 레코드'…"관객들과 뛰고 소리지르고"
▲ 뮤지컬 '원스' 2014년 공연 당시 프리쇼(pre-show)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뮤지컬 '원스' [신시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뮤지컬 '런던 레코드' 공연 [엠스테이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뮤지컬 '런던 레코드' 공연 [엠스테이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무대서 마시고 공연 촬영하고…색다른 공연 관람 문화 찾아온다

뮤지컬 '원스' 프리쇼…사전 무대 위에서 배우들 연주와 음료 즐겨

'시체관극' 문화에 도전하는 '런던 레코드'…"관객들과 뛰고 소리지르고"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노래와 음료를 즐기고 객석에서 공연을 촬영할 수 있는 색다른 관람 문화가 관객들을 찾는다.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 프리쇼(pre-show)를 여는 뮤지컬 '원스'와 소리를 내지 않고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공연을 봐야 하는 문화, 소위 '시체관극'에 도전하는 뮤지컬 '런던 레코드'다.

오는 19일 개막하는 '원스'는 2007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거리의 기타리스트와 꽃을 파는 이민자들의 만남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그린 작품이다. 국내에서 2014년 초연한 바 있다.

'원스'는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원작과 마찬가지로,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 20분간 프리쇼를 진행한다.

무대에는 바(bar)가 있고 배우들이 악기를 들고 직접 아일랜드 민요 등을 연주한다. 관객은 무대 위로 올라가 바에서 음료를 사고 배우들의 연주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즐길 수 있다. 작품 내에서 오케스트라 없이 배우들이 직접 16종의 악기를 연주한 점을 십분 활용한 무대다.

관객들은 본 공연의 배경인 아일랜드의 술집에 온 것처럼 느끼게 된다. 프리쇼를 통해 색다른 체험을 즐길 뿐만 아니라 본 공연에 대한 몰입도도 높아지는 셈이다.

오픈런(open run·폐막일을 정하지 않고 무기한 상연) 형태로 열리고 있는 뮤지컬 '런던 레코드'는 한 토막의 쇼를 넘어 본 공연을 색다르게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이다.

'런던 레코드'는 런던 외곽의 레코드 가게를 배경으로 꿈을 향해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뮤지컬 본고장인 런던 웨스트엔드에 진출한 바 있다.

관객은 본 공연을 언제든 촬영할 수 있어 커튼콜 등으로 촬영을 제한한 타 공연과 대비된다.

공연을 보면서 자유롭게 먹고 마실 수 있는 점도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관객은 공연장 내에 있는 매점에서 주문할 수 있다.

'콘서트 뮤지컬'을 표방한 '런던 레코드'는 공연 막바지 관객들이 춤추고 노래 부를 수 있는 시간도 있다. 콘서트의 스탠딩 공연처럼 배우들과 함께 뛰고 소리 지르며 즐기는 시간이다.

'런던 레코드'를 기획·연출한 김인성 엠스테이지 대표는 "영화관에서는 팝콘과 콜라를 먹으며 보는데 공연은 왜 이렇게까지 제약하는지에 의문이었다"며 "관객이 행복할 수 있으면 가장 좋은 공연이라고 생각했다. 마음껏 사진도 찍고 음료수도 마시고 치킨도 먹으며 보는 게 즐거운 거 아니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자유로운 공연 촬영은 작품의 입소문에도 도움이 됐다. 공연 후기를 글보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이나 영상으로 올리는 최근 흐름과 맞아떨어지면서다. '런던 레코드'도 인플루언서(SNS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가 촬영한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이후 티켓 판매가 늘었다.

김 대표는 "(관객이) 사진과 동영상을 '특이한 공연 봤다'면서 올린다. 요즘 세대들이 그런 걸 좋아하다 보니 공연이 붐업(활성화) 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관객이 체험을 중시하는 점도 색다른 관람을 표방하는 작품들이 주목받는 배경 중 하나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작년 6월 음악을 감상하며 소량의 음주를 즐길 수 있는 야외음악회 '애주가'를 공연했다. 술 한 잔에 음악을 즐긴 우리네 선조들처럼 풍류를 체험하자는 취지로 음악회에는 이틀간 1천400여명이 관람했다.

작품 콘텐츠를 체험하고 관련 소품을 살펴볼 수 있는 팝업 스토어도 인기다.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체험을 좋아하는 관객들이 많아졌다"며 "사진 찍고 인증하고 느껴보는 것들을 좋아하는 문화가 정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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