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엄한 의례·음악·무용이 하나로…종묘서 이어진 500년 역사

Heritage / 김예나 / 2026-05-03 18: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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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크고 중요한 제사' 종묘대제 봉행…시민·종친회 등 1천여 명 참석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 30초 만에 매진…"함께 누리는 문화 자산으로"
▲ '종묘대제'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3일 서울 종로구 종묘 정전에서 '종묘대제'가 봉행 되고 있다. 종묘대제는 왕실의 품격 높은 의례와 무용, 음악이 어우러진 종합적인 의례로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됐다. 2026.5.3 [공동취재] mon@yna.co.kr

▲ 종묘대제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3일 서울 종로구 종묘 정전에서 종묘대제가 진행되고 있다. 종묘대제는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올리는 제례 의식이다. 2026.5.3 [공동취재] mon@yna.co.kr

▲ 일무 펼치는 무용수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3일 서울 종로구 종묘 정전에서 봉행 된 '종묘대제'에서 무용수들이 종묘제례악에 맞춰 일무를 펼치고 있다. 2026.5.3 [공동취재] mon@yna.co.kr

▲ 정전 들어서는 제관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3일 서울 종로구 종묘 정전에서 봉행 된 '종묘대제'에서 제관들이 정전에 들어서고 있다. 2026.5.3 [공동취재] mon@yna.co.kr

▲ 2026 종묘대제 어가행렬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026 종묘대제 어가행렬이 3일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종묘로 향하고 있다. 종묘대제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왕비, 황제·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지내는 국가 최고 의례이다. 2026.5.3 saba@yna.co.kr

▲ 밤하늘 아래 펼쳐진 종묘제례악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지난달 30일 서울 종묘 정전 일대에서 조선시대 악·가·무가 어우러진 궁중음악의 정수인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2026.5.3 yes@yna.co.kr

▲ 2026 종묘대제 어가행렬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026 종묘대제 어가행렬이 3일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종묘로 향하고 있다. 종묘대제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왕비, 황제·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지내는 국가 최고 의례이다. 2026.5.3 saba@yna.co.kr

장엄한 의례·음악·무용이 하나로…종묘서 이어진 500년 역사

'가장 크고 중요한 제사' 종묘대제 봉행…시민·종친회 등 1천여 명 참석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 30초 만에 매진…"함께 누리는 문화 자산으로"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국궁사배흥평신(鞠躬四拜興平身), 무릎을 꿇고 네 번 절하고 일어서십시오."

조선 왕조 500여 년의 역사가 깃든 서울 종묘 정전 앞.

제복과 관을 갖춰 입은 제관들이 제향 절차에 따라 절하자 지켜보던 관람객 1천여 명도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췄다.

엄마 손을 잡은 어린아이도, 외국인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배'(拜), '흥'(興) 소리에 맞춰 상체를 약간 숙이면서 진지하게 임했다.

조선 왕조와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神主·죽은 사람의 위패)를 모신 종묘대제(宗廟大祭)가 3일 봉행됐다.

종묘대제는 종묘에서 지내는 제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행사다.

본래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사계절의 첫 달과 납일(臘日) 등 일 년에 5번 지냈으나 현재는 매년 5월 첫 번째 일요일과 11월 첫 토요일에 하고 있다.

왕실 제례에 맞춰 기악, 노래, 춤까지 더해져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됐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 영녕전에서 열린 제향으로 시작됐다.

이후 경복궁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서 임금이 종묘에서 제향을 봉행하기 위해 행차하는 과정을 재현한 어가 행렬이 펼쳐지자 휴일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은 발걸음을 떼지 못한 채 한참 쳐다보기도 했다.

오후 2시에 열린 정전 제향에는 관람객과 주요 내빈, 종친회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이귀남 종묘대제 봉행위원장은 봉행사에서 "세계가 인정한 아름답고 장엄한 종묘에서 종묘대제와 제례악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선의 역대 왕에게 올리는 제례는 엄숙하게 진행됐다.

제향을 시작하기 전 제관들이 정해진 자리에 서는 취위(就位)부터 준비한 음식과 술을 올리고, 제례에 쓰인 축문을 태우는 과정은 예법과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

이와 함께 '보태평'(保太平), '정대업'(定大業) 등을 중심으로 조상의 공덕을 찬양하는 음악이 울리고, 일무(佾舞)의 절제된 움직임이 더해졌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도 했으나, 관람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각 절차를 유심히 살펴봤다. 순간을 놓칠세라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날 행사는 국가유산청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에서 생중계됐다.

종묘 정전과 영녕전 바깥,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는 관람객을 위한 화면이 설치돼 현장 모습을 전달했고, 유튜브 생중계에는 730여 명이 참여했다.

라이브 방송을 지켜본 누리꾼들은 '왜 무형유산에 지정됐는지 알겠다', '아름다운 우리 무형유산 종묘대제를 집에서 볼 수 있다니 감사하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국가유산청은 '궁중문화축전' 기간에 맞춰 종묘에서 다양한 행사를 선보였다.

지난달 25∼27일에는 혼례를 마친 왕비가 종묘에서 인사를 올리는 묘현례(廟見禮)를 바탕으로 한 공연을 했고, 28∼30일에는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을 펼쳤다.

야간 공연은 사전 예약이 이뤄진 지 30초 만에 전석이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공연에서 만난 미국인 매슈 브로디 씨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선율과 몸짓이 매혹적이었다"며 "잊지 못할 경험"이라고 말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도심 속 종묘가 시민 곁에 머물렀듯, 종묘대제 또한 국민의 일상에서 함께 누릴 수 있는 문화적 자산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두고 갈등을 빚은 국가유산청과 서울시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양측은 최근 국장급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재개발 사업이 종묘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이행 여부 등을 놓고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유산청과 서울시 등은 오랜 논의 끝에 2018년 세운 4구역의 건물 높이를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로 협의했으나 지난해 서울시가 최고 높이 145m(양각 규정 적용 시 141.9m)로 상향 조정하면서 입장 차를 보여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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