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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 모친상으로 방한 마스터클래스 취소
베트남전 포화 속에 하노이음악원 설립한 타이 티 리엔 여사 별세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의 방한 마스터 클래스 일정이 연주자의 모친상으로 전격 취소됐다.
당 타이 손의 모친은 베트남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음악교육가인 타이 티 리엔이다.
2일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에 따르면 오는 3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당 타이 손의 '렉처 리사이틀'(강연과 독주회를 결합한 형태의 공연)이 당 타이 손의 모친상으로 취소됐다.
당 타이 손은 당초 마스트미디어가 주최하는 '2023 서울 피아노 아카데미' 참석을 위해 지난달 29일 내한했으나 모친의 급작스러운 부고를 듣고 전날 급히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지난달 31일 106세를 일기로 별세한 타이 티 리엔은 인도차이나 전쟁 때 프랑스인들이 버리고 간 피아노로 1956년 하노이음악원을 공동설립한 베트남의 1세대 피아니스트다.
1965년 베트남 전쟁이 본격화하자 폭탄이 쏟아지던 하노이를 피해 제자들과 함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 타이 티 리엔은 당시 하노이음악원 초등과정에 갓 입학한 7살 막내아들 당 타이 손을 지극정성으로 가르쳤다.
물소가 끄는 수레로 공수해 온 피아노는 처참한 상태였지만 이후 9년간 당 타이 손은 어머니의 헌신 속에 전쟁통에서도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다.
전쟁이 끝난 뒤 당 타이 손은 하노이음악원을 방문한 러시아 피아니스트 아이작 카츠의 눈에 띄어 모스크바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났고, 3년 후 쇼팽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중 가장 쇼팽다운 연주자'라는 평가를 받는 등 거장으로 꼽힌다.
당 타이 손과 모친의 이런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영화 등으로 제작돼 세계 클래식계에 널리 알려졌다.
타이 티 리엔 여사는 2017년 100세를 기념하는 공개 연주회에서 쇼팽의 마주르카 등을 선보이며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고 베트남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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