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의 '행복한 딜레마'…"우승하면 캐디인 아내 힘들 텐데"

More Sports / 최인영 / 2021-06-03 17: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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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하려면 4라운드 아닌 6라운드 뛰어야 하는 매치플레이
▲ 허인회의 아내인 육은채 캐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허인회의 '행복한 딜레마'…"우승하면 캐디인 아내 힘들 텐데"

우승하려면 4라운드 아닌 6라운드 뛰어야 하는 매치플레이

(거제=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허인회(34)가 '행복한 딜레마'에 빠졌다.

허인회는 3일 경남 거제 드비치 골프클럽(파72·7천157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 64강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며 32강에 진출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허인회는 시즌 2승, 통산 5승을 거둔다.

하지만 아내 육은채(33)씨가 고생하게 된다. 육씨는 허인회의 캐디로 활동 중이기 때문이다.

육씨는 2018년부터 허인회의 전담 캐디를 맡았다. 대회가 진행되는 나흘 동안 캐디백을 메고 코스를 누비는 것은 익숙한 일이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더 많은 체력을 쏟아야 한다.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는 KPGA 코리안투어에서 유일하게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4라운드 72홀 경기에서 가장 낮은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가 우승하는 '스트로크플레이'와 달리, 매치플레이는 1 대 1 대결 방식으로 우승자를 정한다.

64강과 32강을 통과하면 4명씩 4개 조로 구성된 조별리그에 진출한다. 조별리그에서 총 3경기를 뛰어 승점에 따라 상위 10명을 선발한다.

상위 10명은 조별리그 순위와 승점에 따라 결승전, 3·4위전, 5·6위전, 7·8위전, 9·10위전에서 최종 순위를 정한다.

따라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려면 나흘 동안 6라운드를 뛰어야 한다.

대회 첫날인 이날은 비까지 내려 허인회는 아내의 체력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허인회와 육씨는 빗속에서도 알콩달콩 호흡을 맞춰 첫날 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했다.

허인회는 64강전에서 권오상(26)에게 2홀 남기고 3홀 차로 승리한 뒤 인터뷰에서 "아내를 덜 힘들게 하고 싶은데 나흘 내내 치려면 그렇게 못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최종일까지 경기하면 아내가 힘들겠지만 그래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4일 32강전에서 탈락하면 허인회와 육씨는 그대로 짐을 싼다. 몸은 편해도 마음은 무거운 상황이 된다.

육씨는 이미 '우승 캐디' 이력을 쌓았다.

지난달 9일 끝난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허인회의 캐디를 맡아 함께 우승을 일군 것이다.

2015년 DB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우승 이후 6년 만에 거둔 추가 우승이었다. 허인회는 우승을 확정하고 아내와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당시 허인회는 "아내에게 고생을 시켜 미안하고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소감을 남기며 애정을 과시했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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