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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야지마 다쓰오, 'Numerical Beads Painting - 003', 2022(왼쪽)과 세부 모습. [갤러리바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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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nging Landscape/Changing Room' 설치 전경[갤러리바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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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야지마 다쓰오 작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미야지마 다쓰오 작가가 2일 서울 한남동 갤러리바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3.2. zitrone@yna.co.kr |
숫자 구슬로 표현한 우주와 시간…갤러리바톤 미야지마 다쓰오展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숫자가 변하는 발광다이오드(LED) 설치작업으로 유명한 일본 현대미술가 미야지마 다쓰오(宮島達男.66)는 30여년전 프랑스의 파리의 한 수공예품 상점에서 숫자가 적힌 비즈(구슬)를 발견했다. 콩알 크기의 작은 구슬들이 마치 작은 우주 같다고 느낀 그는 언젠가 이를 이용해 우주를 표현하는 작업을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LED 작업에 전념하면서 이런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시간이 생기면서 30여년전의 생각을 현실로 만들 수 있게 됐다.
비즈를 이용한 미야지마의 신작 '비즈 페인팅'을 선보이는 전시가 2일부터 서울 한남동의 갤러리바톤에서 시작됐다.
신작은 캔버스에 가로, 세로 각각 2cm 크기 격자를 배열하고 일부 격자엔 색을 칠하고 일부는 하얀 캔버스 그대로 뒀다. 색칠하지 않은 격자 중 일부에는 1부터 9까지 숫자가 적힌 비즈를 붙였다.
비즈가 없는 흰 격자는 '무(無)'(void)를, 색이 칠해진 격자는 '가동'(On), 비즈가 붙은 격자는 '정지'(Off)를 표현하는 것이다. 색이 칠해진 전체 형태는 빅뱅 이후 변화하는 우주의 한 모습을 형상화했다. 숫자가 변하는 LED 작업의 한 장면을 순간 포착해 평면에 옮겨놓은 셈으로, 기존 작업과 매체는 다르지만 결국 같은 맥락의 작품이다.
작품 밑 전시장 바닥에는 숫자 비즈들이 흩어져 있다. 우주의 공간이 우리 일상생활에도 흘러들어옴을 표현한 것이다.
갤러리 유리벽에는 장소 특정적 설치작품이 놓였다. 유리에 거울 효과를 주는 필름을 붙이고 역시 1∼9까지 숫자를 무작위로 배열한 작품으로, 관람객의 모습이 거울에 비치는 동시에 숫자 부분을 통해서는 바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바깥 풍경과 안의 풍경을 연결하는 작품으로 어디에 설치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2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향후 계획에 대해 "LED 작업을 앞으로도 계속하면서 다른 시도도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숫자를 이용해 '계속 변화한다', '모든 것은 연결된다', '영원히 계속된다'는 세 가지 컨셉을 담아내는 것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현재는 동일본 대지진과 관련해 '도호쿠(東北) 프로젝트'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간의 바다'(Sea of Time)란 이름의 프로젝트는 피해 지역의 주민 3천명에게 LED 디스플레이에서 움직이는 숫자의 속도를 각자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2017년 시작돼 2027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4월8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에서는 신작 외에도 기존 LED 작업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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