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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판씨네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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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판씨네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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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판씨네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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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판씨네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스크린 속 클래식의 향연…영화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청중 앞에서 연주하는 게 얼마나 무모한 건지 알아. 사람들은 그걸 구경하러 오는 거야. 며칠 전 TV에 나온 절벽 다이버를 구경하듯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재앙은 더 큰 매력이지."
피아니스트 헨리(패트릭 스튜어트)는 누구나 인정하는 거장이지만, 오랜 공백기 끝에 복귀한 그는 무대 위에서 한순간 얼어붙는 무대공포증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공연을 무사히 마친 뒤에도 멀리서 찾아온 팬에게 "공연이 정말 즐거웠나요"라고 묻는 이 예술가의 얼굴에는 불안함과 두려움이 묻어난다. 그런 그는 뜻밖에도 잡지사 기자인 헬렌(케이티 홈스)에게서 안정감을 찾는다.
한때 피아니스트를 꿈꾸다 무대공포증으로 콩쿠르를 망치고 꿈을 접은 헬렌은 고독한 헨리를 이해하는 유일한 존재다. 헨리는 헬렌과의 음악과 인생에 대한 대화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는다.
무엇보다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는 귀가 호강하는 작품이다. 오프닝 곡인 슈만의 '환상곡 C장조'부터 헨리가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찾은 여행지에서 들려오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0번'까지 아름다운 선율이 끊이지 않는다.
헨리는 몇몇 사람들 모인 피아노 매장에서 연주하려다가도 얼어붙고 마는데, 이때 헬렌이 옆에 앉아 연주를 시작한다. 오페라 카르멘의 수록곡 '하바네라'로 경쾌한 피아노 선율이 헬렌 덕분에 두려움을 이겨내고 음악을 즐기는 헨리의 마음을 대변한다.
헨리가 무대공포증으로 연주 중 실수를 하는 곡은 쇼팽의 '발라드 4번'이다. 피아니스트 사이에서 기술적으로도 어려운 곡으로 꼽힌다. 부드러운 춤을 추듯 은은하게 시작하지만, 곧 광기 넘치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질주한다. 헨리는 연주를 이어가다 절정에 치달은 순간 손을 멈칫하고 만다.
영화를 보는 내내 베토벤, 슈베르트, 바흐, 라흐마니노프 등 위대한 작곡가들의 27개 곡이 쉴새 없이 흐르며 귀를 즐겁게 한다. 모든 피아노곡은 몬트리올 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세르히 살로브가 연주했다. 그는 영화에도 베토벤 곡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로 깜짝 등장한다.
음악과 함께 스크린에 펼쳐지는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링컨센터, 프랑스 남서부 페리고르 지역, 스위스 알프스까지 아름다운 풍경도 볼거리다. 차분하면서도 몽환적인 영상이 음악 못지않게 위안을 준다.
오는 19일 개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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