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서양관현악·전자음향의 만남…5개 창작곡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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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연회하는 믹스드 오케스트라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믹스드 오케스트라 '충돌과 조화' 공개 시연회가 열리고 있다. 국악관현악ㆍ서양오케스트라ㆍ전자악기가 결합된 오케스트라는 오는 28일 공연을 앞두고 있다. 2022.9.21 mjkang@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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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연주하는 동서양 현악기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믹스드 오케스트라 '충돌과 조화' 공개 시연회가 열리고 있다. 국악관현악ㆍ서양오케스트라ㆍ전자악기가 결합된 오케스트라는 오는 28일 공연을 앞두고 있다. 2022.9.21 mjkang@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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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주하는 황린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황린 일렉트릭 기타 연주가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믹스드 오케스트라 '충돌과 조화' 공개 시연회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국악관현악ㆍ서양오케스트라ㆍ전자악기가 결합된 오케스트라는 오는 28일 공연을 앞두고 있다. 2022.9.21 mjkang@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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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말하는 김성국 예술감독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김성국 예술감독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믹스드 오케스트라 '충돌과 조화' 공개 시연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임스 라 작곡가, 장석진 작곡가, 김성국 예술감독, 황린 일렉트릭 기타 연주가.
2022.9.21 mjkang@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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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주하는 동서양 현악기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믹스드 오케스트라 '충돌과 조화' 공개 시연회가 열리고 있다. 국악관현악ㆍ서양오케스트라ㆍ전자악기가 결합된 오케스트라는 오는 28일 공연을 앞두고 있다. 2022.9.21 mjkang@yna.co.kr |
뭉치고 섞이니 더 깊어진 우리 가락…'믹스드 오케스트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서양관현악·전자음향의 만남…5개 창작곡 초연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낯설다가도 친숙했다. 바이올린과 첼로는 마치 원래부터 우리의 악기였던 것처럼 전통 가락을 연주했다. 국악관현악과 서양 오케스트라, 일렉트릭 기타는 때로는 서로 힘을 겨루듯 목청을 높이다가도 이내 곧 서로의 연주에 울림을 더하며 조화를 이루었다.
이달 29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극장에서 열리는 '믹스드 오케스트라-충돌과 조화' 공연은 전통적인 국악관현악 편성에 서양 오케스트라와 전자악기를 더해 우리 가락을 새롭게 선보이는 공연이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김성국 단장이 직접 기획한 공연으로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35명의 서양 오케스트라 연주자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 첼리스트 주연선, JTBC '슈퍼밴드2'에서 3위를 차지한 밴드 '카디'의 기타리스트 황린 등이 협연자로 나서 국악과 서양 관현악 그리고 대중음악의 색다른 만남을 선사한다.
김 단장은 21일 오전 열린 공개 시연회에서 "그간 다른 장르의 연주자들이 우리 음악을 낯설어하는 인식을 가진 점이 아쉬웠다"며 "서로 다른 악기가 조화를 이루는 합주를 통해 우리 음악이 국악기뿐 아니라 이 세상 존재하는 어떤 악기와도 어우러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연회를 앞둔 세종문화회관 종합연습실의 풍경은 마치 다른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대화를 주고받는 듯했다. 꽹과리와 드럼, 아쟁과 바이올린, 일렉트릭 기타가 각자 조율하는 소리가 복도를 가득 메워 밴드 연습실인지 오케스트라, 국악 연습실인지 헷갈리게 했다.
시연회에서는 작곡가 장석진이 전통 궁중 합주곡인 '수제천'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제천 리컴포즈'와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김성국 단장의 '능게', 장석진의 '시간의 시작: 더 코스믹 댄스'가 선보였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기타리스트 황린의 협연으로 연주된 일렉트릭 기타 협주곡 '능게'. 태평소로 주로 연주되는 전통음악 '능게'의 선율을 일렉 기타와 믹스드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황린의 독주 구간에서는 90여 명의 동서양 관현악기 연주자들의 시선이 그의 손끝에 모였다. 일렉 기타의 거칠고 자유로운 선율에 맞춰 몸을 흔들던 연주자들은 연주가 끝남과 동시에 질서정연하면서도 흥겨운 관현악의 소리로 화답했다. 지휘자처럼 소리를 이끌고 가던 기타는 곡의 후반부에선 서정적인 멜로디를 잔잔하게 연주하며 국악기인 생황과 피리의 연주를 뒤에서 받쳐줬고 바이올린과 첼로, 드럼이 울림을 더했다.
'능게'를 작곡한 김 단장은 "일렉 기타의 음색이 태평소와 비슷하다고 느꼈다"며 "특히 '슈퍼밴드2'를 보고 황린 기타리스트에게 반해서 이 사람과 함께 작업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린은 "클래식 악기와 국악이 함께하는 연주에 일렉 기타가 솔로로 협주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던 조합"이라며 "서양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사례는 기존에도 많지만, 국악 악기들은 더 개성이 있고 격렬한 맛이 있어 색달랐다"고 소감을 말했다.
정통 궁중 음악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국악 연주로 시작한 '수제천'은 서양 오케스트라와 만나 한층 풍성한 선율로 거듭났다. 이번 공연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시간의 시작: 더 코스믹 댄스'에서는 모든 악기가 목청껏 제소리를 내는 연주로 공연의 스케일을 극대화했다.
두 곡을 작곡한 장석진은 "예술성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이 될 수 있도록 만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김 단장은 "이토록 음량과 음색의 차이가 큰 악기들이 한 공연장에 모여서 하나의 작품을 연주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국악을 통해 보여주는 낯설고 새로우면서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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