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11월 7일까지 빅토르 안 기증 사진 60여 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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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잡이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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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신문 광고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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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낯선 땅에 스며든 고려인의 삶…'까레이치, 고려사람' 사진전
국립민속박물관, 11월 7일까지 빅토르 안 기증 사진 60여 점 전시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고려인의 삶과 역사를 포착해 온 사진작가 빅토르 안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한국과 카자흐스탄 간의 수교 30주년을 맞아 이달 7일부터 '까레이치, 고려사람' 특별전을 연다고 6일 밝혔다.
지난 5월 '재외한인동포 생활문화조사: 중앙아시아' 사업의 일환으로 빅토르 안으로부터 기증받은 사진 352점 가운데 고려인의 생활 문화를 보여주는 60여 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빅토르 안은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고려인 사진작가다.
1947년 타슈켄트 지방에서 태어난 그는 철공 기술자, 라디오 기사, 영사 기사 등 다양한 일을 해오다 1978년 고려인을 위한 민족어 신문 '레닌기치'에 사진기자로 입사했다.
이후 또 다른 민족어 신문 '고려일보'에서도 일한 그는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구소련 지역에서 사는 고려인의 삶과 이들의 역사를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일생의례', '세시', '음식', '주거' 등 총 9개 부분으로 나눠 그의 사진을 소개한다.
1979년 우즈베키스탄 나망간 주에서 촬영한 '볏논에서'는 농기구를 든 우즈베크인 노동자와 이를 지시하는 고려인 지도자의 모습을 세심하게 담았다.
사마르칸트 레기스탄 광장에서 찍은 '고려신문 광고'는 노란 한복의 여성이 '고려신문'을 들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진 속 신문은 1997년 독립된 우즈베키스탄에서 고려인이 창간했다.
1994년 한 집단농장에서 찍은 '돌잡이'는 돌상 위에 놓인 물건 가운데 무엇을 집어 드는지에 따라 아이의 미래를 점치는 우리의 돌잔치 모습과 거의 같다.
빅토르 안은 사진 작업과 관련, "1980년대 중반쯤 고려인 주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며 "내가 아니면 누가 이 일을 할 것인가 생각이 들었고, 그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낯선 땅에 놓인 사람들이 정착과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 흔적을 하나둘 따라가면서 '고려사람'이라는 말의 의미와 정체성도 고민하게끔 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고려인의 시점에서 고려인의 삶과 역사를 포착한 빅토르 안의 작품들은 한민족 디아스포라 연구에 유용한 자료이자 국내 어디에도 기증·소장된 바 없는 희소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전시는 11월 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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