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은 아빠가, 동메달은 내가 간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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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동메달 리디아 고 (도쿄=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은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가 차지했다. 은·동메달은 공동 2위로 연장전을 벌인 이나미 모네(일본)와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차지했다.
7일 일본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시상대에 리디아 고가 서 있다. 202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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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여자골프 메달 주인공들 (도쿄=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은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가 차지했다. 은·동메달은 공동 2위로 연장전을 벌인 이나미 모네(일본)와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차지했다.
7일 일본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시상대에 선수들이 서 있다. 왼쪽부터 은, 금, 동메달. 2021.8.7 xyz@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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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2번홀 버디 잡는 리디아 고 (사이타마=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뉴질랜드 리디아 고가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4라운드 2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이동하고 있다. 2021.8.7 xyz@yna.co.kr |
[올림픽] '리우 은·도쿄 동' 리디아 고 "2·3등도 기억해줘서 좋아"
"은메달은 아빠가, 동메달은 내가 간직하겠다"
(사이타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여자 골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이어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시상대에 섰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박인비(33)를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올림픽에서는 넬리 코다(미국), 이나미 모네(일본)를 이어 동메달을 차지했다.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시상식과 기자회견 후 만난 리디아 고는 동메달을 목에 걸고 활짝 웃었다.
교포 선수인 리디아 고의 한국 이름은 고보경이다. 매니저가 "보경아!"라고 부르는 소리에 다가온 리디아 고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한국어로 답했다.
리디아 고는 "제가 받은 트로피 중에서도 리우올림픽 은메달을 뜻깊은 상이었는데, 동메달을 또 따게 돼서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어 대회에서는 항상 경기가 끝나면 1등이 누구인지만 알고 2·3등은 좋은 성적이지만 아쉬움이 남았다"며 2·3등에게도 메달을 주는 올림픽의 의미가 뜻깊다고 설명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을 16번(메이저 2회)이나 거둔 리디아 고도 2·3등으로 상을 받는 것은 감격스러운 일이었다.
리디아 고는 올림픽 경기 전 "은메달은 아빠 옷장 속"에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리우올림픽 은메달은 아빠가 자주 봤지, 나는 거의 못 봤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은메달은 아빠 옷장에 있는데, 이건 제가 잘 간직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2024 파리올림픽 메달에 대한 의욕도 보였다.
리우 은, 도쿄 동메달에 이어 파리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 어떻겠느냐는 물음에 리디아 고는 "파리에도 출전하면 좋겠다"며 "3년 후 파리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첫 번째 목표고, 어떤 색깔이든 메달을 따면 큰 영광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올림픽에서는 저와 제 팀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 치는 것이기 때문에 메달을 따면 좀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 리디아 고는 금메달에 가까이 다가가기도 했다. 한때 코다와 공동 선두를 이루기도 했다. 다시 코다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지만,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에 성공했더라면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설 수도 있었다.
리디아 고는 18번홀에서 파를 기록해 모네와 공동 2위가 됐다. 모네와 은·동메달을 가리기 위한 연장전을 치렀는데, 이번에는 보기를 쳐 동메달을 차지하게 됐다.
리디아 고는 "마지막 72번째 홀을 치고 저는 제가 3등을 해서 동메달을 딴 줄 알았다. 연장에 가는 줄 몰랐는데, 은메달 기회가 있다고 하니 그 자체로 좋았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티샷 실수가 나와서 파 세이브를 못 해 동메달을 땄다면서 "메달을 딸 수 있는 자체에 대한 기쁨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돌아보면 '이 부분을 좀 더 잘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너무 안 된 부분을 생각하면 끝없이 부정적으로 된다"며 "이번 주에 뭐가 잘 됐는지 좀 더 긍정적 부분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동메달로 다음 주 대회에 좋은 에너지를 받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리디아 고는 오는 12일 시작하는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스코틀랜드 오픈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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