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의 '중심 무대'된 도시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Heritage / 김예나 / 2023-02-28 07: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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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권짜리 '옥스퍼드 세계도시문명사' 출간
▲ 서울 지하철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베트남 중부 도시 호이안 [연합뉴스 자료사진]

▲ 책 표지 이미지 [책과함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류 문명의 '중심 무대'된 도시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네 권짜리 '옥스퍼드 세계도시문명사'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도시는 사회·경제·정치 활동의 중심으로, 수천 또는 수만에 이르는 많은 인구가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세계 인구 가운데 도시에 사는 사람들 수는 2008년 시골에 사는 인구를 추월했다. 직장을 구하기 쉽고, 편리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지난 몇십 년간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도시 인구가 빠르게 증가했다.

기원전 4천년 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런 도시의 역사와 의미를 깊이 있게 들여다본 책이 나왔다. 피터 클라크 핀란드 헬싱키대 명예교수가 편저자로 참여한 '옥스퍼드 세계도시문명사'(책과함께)는 세계 각지의 연구자 55명이 힘을 모아 펴낸 도시 이야기다.

총 4권으로 이뤄진 책은 초기 도시, 전근대 도시, 근현대 도시로 나눠 도시사를 설명한다. 출판사 측은 "기존 책이 하나의 도시에 집중하거나 특정 지역 또는 특정 시기의 도시만 언급해온 것과 달리 세계의 모든 지역, 시기, 유형의 도시를 총체적으로 다룬다"고 밝혔다.

책에 따르면 도시는 기원전 4000년에서 기원전 3001년 무렵 메소포타미아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날 시리아, 이라크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그 후 나일 계곡, 지중해 세계 전역 등에서 나타났다. 시골에서 도시로 사람들이 이동하고 농업이 개선되면서 도시는 점차 성장했다.

19세기 전까지의 전근대에는 곳곳에서 도시가 확산했다.

파리, 바그다드, 카이로 등 우리가 잘 알만한 도시들이 이 시기에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16∼18세기에는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와 중동에서도 대규모 도시도 등장했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매우 큰' 도시는 적은 편이었다. 18세기에 인구 100만 명의 도시는 일본 에도(江戶) 등 1∼2개에 불과했다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책은 근대 산업화와 상업화, 기술 성장 등을 거치며 도시가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짚는다. 특히 20세기 후반 들어 '도시 세계'가 어떻게 확립됐는지, 각국 상황은 어떠한지 다양한 예로 설명한다.

여러 학자가 참여하다 보니 책을 완성하는 데 3년 이상 걸렸다고 한다. 피터 클라크 교수는 "세계의 주요 도시 체계에 대한 최초의 세밀한 연구서"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다만 중국, 일본과 달리 한국을 별도의 장으로 설명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책은 고대 중국의 도시와 한반도 북부 도시 간의 상호 작용, 1910년 이후 일본의 한국 점령과 식민 지배 및 도시 계획, 전후 서울의 급속한 성장 등을 부분적으로만 언급한다.

이에 대해 클라크 교수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 도시에 대한 한국과 여러 나라 도시학자의 주요한 최근 연구 및 출판물을 고려하면 이처럼 간략한 언급은 정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피터 클라크·오거스타 맥마흔 외 지음. 민유기 옮김. 각각 414쪽, 460쪽, 352쪽, 496쪽.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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