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 후 첫 명절에도 요양병원 비대면 면회 '아쉬움'
사전 면회 예약도 조기 마감, 간절한 마음에 빈자리 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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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가운 손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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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촉면회 중단 안내문 붙은 요양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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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재확산에 비접촉 면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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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연휴 앞두고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추석 연휴를 앞둔 8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여행객 등이 대기하고 있다. 2022.9.8 pdj6635@yna.co.kr |
"모처럼 온 가족 모이는 추석인데, 어머니 손도 못 잡으니…"
거리두기 해제 후 첫 명절에도 요양병원 비대면 면회 '아쉬움'
사전 면회 예약도 조기 마감, 간절한 마음에 빈자리 대기도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오랜만에 대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 엄마를 못 보니 추석 같지 않습니다. 손 한번 못 잡지만 가족들과 다 같이 얼굴 보러 요양병원에 가려고 합니다."
부산 사하구에 사는 50대 한모씨는 이번 추석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식구들이 모처럼 모인다는 소식에 설레지만, 한편으로는 요양병원에서 쓸쓸히 명절을 보낼 80대 노모를 떠올리면 마음이 아려온다.
한씨는 "친척 중 간호사, 교사가 있어 감염과 방역 수칙 위반을 우려해 지금껏 마음대로 모이지도 못했는데 올해는 많이들 온다고 해 장도 넉넉히 봤다"면서도 "코로나만 아니라면 어머니도 외출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텐데"라며 아쉬움에 말끝을 흐렸다.
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번 추석은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거리두기와 모임 인원 제한이 없어진 명절이다.
하지만,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의 경우 감염 차단을 위해 입소자 접촉 면회가 여전히 제한된다.
이렇다 보니 모처럼 여러 명이 모일 수 있게 된 추석이지만, 요양병원에 가족들을 둔 이들은 마음이 불편하기만 하다.
요양병원에 부친을 모시는 50대 A씨는 "1∼2주에 한 번씩은 꼭 아버지를 뵈러 요양병원에 가는데 명절은 조금 특별하지 않나"라며 "지난 설에도 제대로 못 봤는데 외로운 마음이 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아쉬움을 호소했다.
요양병원도 본격적인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비대면 면회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병원은 연휴 기간 당직 직원을 별도로 배정하고 보호자와 환자 간 접촉을 막기 위해 비닐, 유리막 등 투명한 조형물을 점검했다.
정부의 추석 연휴 방역 지침이 내려진 이후 시작한 추석 연휴 비대면 면회 예약은 이미 마감된 상태다.
병원 규모 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한 번에 30분∼1시간가량 한정된 시간 동안 비대면 면회가 이뤄지며 하루 5∼10팀 정도의 가족만 면회할 수 있다.
면회 자리가 없는데도 명절을 앞두고 부모님을 뵐 수 있을까 기대하는 마음에 문의 전화는 여전히 잇따른다.
A씨는 "이번 주에 아버지가 계시는 요양병원에 연락해 면회가 가능하냐고 물었는데 이미 예약이 모두 차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어 놀랐다"며 "외국에서 일하는 아들이 오랜만에 한국에 와 손자 얼굴이라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심지어 면회를 취소하는 사람이 생기면 연락을 달라며 대기를 걸어놓는 경우까지 있다.
부산 중구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지난 설에 이어 이번 추석에도 비대면으로 면회가 진행되는데, 더 많은 이들이 면회를 원한다"며 "아무래도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가족들이 다 같이 모이는 가정이 많다 보니 함께 찾아뵙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 연휴 출입하는 외부인이 많은 만큼 직원들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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