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수
| 2025-11-28 23:32:24
마마어워즈, 홍콩 참사에 묵념…첫날 대상에 로제·엔하이픈(종합)
'불' 관련 가사 바꾸고 검은 리본 착용…홍콩 배우 양쯔충은 불참
메인 MC 박보검 "음악으로 치유·연대"…엔하이픈 "피해 입은 모든 분께 위로"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대중음악 시상식 '2025 마마 어워즈'(2025 MAMA AWARDS)가 최근 홍콩에서 발생한 대형 아파트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며 28일 막을 올렸다.
시상식 첫날 대상은 블랙핑크의 로제와 그룹 엔하이픈이 받았다.
이날 오후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마 어워즈' 1일차 시상식에서는 메인 MC 박보검이 본 행사에 앞서 검은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박보검은 "이번 사고로 인해 소중한 삶은 물론이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모든 분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표한다"며 "부디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묵념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묵념 후 박보검은 "'마마 어워즈'에 참여한 아티스트와 스태프는 무겁지만, 책임감 있는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를 준비했다"며 "우리는 음악이 가진 힘을 믿기 때문이다. 음악이 주는 치유와 연대의 힘을 믿고, 무대를 통해 위로와 희망을 건네고 조금이나마 앞으로 나아가야 할 힘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더 나아가 우리는 이 아픔을 전 세계와 함께 기억하고, 또 진심 어린 위로를 나눌 수 있도록 '서포트 홍콩'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마마 어워즈'는 피해자 지원을 위해 기부로 힘을 보태겠다. 여러분들도 따뜻한 마음으로 지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무대에 담긴 진심이 여러분께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콩에서는 지난 26일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참사 불과 이틀 뒤에 대형 K팝 시상식이 홍콩 현지에서 열리는 만큼, 가요계에서는 행사 개최 여부에 큰 관심이 쏠렸다.
행사를 주최하는 CJ ENM은 전날 "슬픔을 나누며 추모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피해자 지원을 위해 기부로 힘을 보태겠다"며 행사가 예정대로 생중계로 진행된다고 밝힌 바 있다.
'마마 어워즈' 측은 참사를 의식해 출연 가수와 시상자들을 대상으로 무대 전후 차분하고 진중한 톤의 리액션, 현장 관객 호응 유도 자제, 추모와 위로의 태도 등을 사전에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날 행사에서는 알파드라이브원, 스트레이 키즈, 하츠투하츠, 엔하이픈, 투어스(TWS), 슈퍼주니어, NCT 위시, 라이즈 등 K팝 톱스타들이 다수 출연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당초 시상자로 포함됐던 홍콩 영화배우 양쯔충(楊紫瓊·양자경)은 참사 여파로 불참했다.
검은 정장 차림의 수상자들은 환한 기쁨의 웃음 대신 진중한 표정으로 상을 받았다. K팝 스타들은 참사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한편, 조속한 피해 수습을 한목소리로 바랐다.
엔하이픈의 정원은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위로를 드린다"며 "저희의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될진 모르겠지만 오늘 저희의 위치에서 멋있는 무대로 보답하겠다. 오늘 열심히 무대를 하겠다"고 말했다.
라이즈의 원빈도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힘듦을 겪고 계신 분들께 위로를 전한다"며 "하루빨리 이 상황이 호전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스트레이 키즈의 방찬은 영어로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이번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가 여러분께 음악을 통해 힘을 드리겠다"라고 홍콩 관중을 위로했다.
참사 추모 분위기에 맞춰 출연 가수들의 무대도 불꽃 기둥 같은 특수효과를 최소화한 채 절제된 분위기로 꾸며졌다. 가수들은 종래의 시상식 특별 무대에 어울리는 화려한 의상 대신 주로 검은색이나 회색 등 차분한 무채색 의상을 입고 노래했다.
알파드라이브원, 보이넥스트도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연준, 아이들, 엔하이픈 등은 추모의 뜻으로 검은 리본을 의상에 달고 무대를 펼쳤다. 이날 퍼포먼스가 아닌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라이즈, 스트레이 키즈, 에스파 등도 검은 리본을 달고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특히 노래에 '불'과 관련된 가사가 들어간 팀들은 급히 이를 수정해 무대에 올라야만 했다.
걸그룹 미야오는 '버닝 업'(BURNING UP)을 '턴 잇 업'(Turn It Up)으로 제목을 변경했고, '갓 미 버닝'(Got me burning) 같은 노랫말도 '갓 미 터닝'(Got me turning)으로 바꿔 불렀다.
베이비몬스터도 '위 고 업'(WE GO UP) 가사 가운데 '불을 지필 거야 번 잇 업, 번 잇 업(Burn it up, burn it up)'을 '날아오를거야 고잉 업, 고잉 업(Going up, going up)'으로 대체했다.
'마마 어워즈' 네 개의 대상 가운데 첫째 날 시상하는 '비자 올해의 노래'와 '비자 올해의 팬스 초이스'는 각각 블랙핑크 로제의 메가 히트곡 '아파트'(APT.)와 엔하이픈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에 불참한 로제는 영상을 통해 "올 한 해 동안 정말 많은 사랑을 주신 팬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음악이 나오기까지 노력해준 스태프와 작곡가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이 상을 받아 너무 행복하다. 앞으로도 멋진 노래와 음악을 들고나오는 로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한 '아파트'에서 협업한 팝스타 브루노 마스를 향해 "브루노, 우리 '올해의 노래' 받았다"고 재치 있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또 다른 대상의 주인공이 된 엔하이픈의 성훈은 "이틀 뒤면 딱 (데뷔) 5주년이 되는데, '엔진'(팬덤명) 여러분이 주신 5주년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감격 어린 소감을 말했다.
엔하이픈의 선우도 "너무 꿈꿔 왔던 장면인데, 제가 (여기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고서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신인상은 그룹 코르티스와 걸그룹 하츠투하츠가 받았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그룹 슈퍼주니어는 '인스파이어링 어치브먼트'(Inspiring Achievement)의 주인공으로 호명됐다.
'마마 어워즈'는 29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이하는 '마마 어워즈' 1일 차 수상자 명단.
▲ 비자 올해의 노래 로제·브루노 마스 '아파트'(APT.) ▲ 비자 올해의 팬스 초이스 엔하이픈 ▲ 신인상 코르티스 하츠투하츠 ▲ 팬스 초이스 남자 톱 10 엔하이픈·라이즈·스트레이 키즈·제로베이스원·백현·세븐틴·진·지드래곤·제이홉·NCT 드림 ▲ 팬스 초이스 여자 톱 10 베이비몬스터·하츠투하츠·에스파·아이들·아이린·아이유·아일릿·있지·르세라핌·트와이스
▲ 페이보릿 글로벌 퍼포머 아이브 ▲ 글로벌 트렌드 송 아이브 '레블 하트'(REBEL HEART) ▲ 페이보릿 남자 그룹 보이넥스트도어 ▲ 페이보릿 여자 그룹 아이브
▲ 텔라사(TELASA) 페이보릿 글로벌 아티스트 엔하이픈 ▲ 인스파이어링 어치브먼트 슈퍼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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