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성
| 2025-09-27 23:10:14
"사랑해요 한국" 10년만에 귀환한 뮤즈에 전율 만끽한 3만 관객
인천서 단독 콘서트…기타 던지는 퍼포먼스와 폭죽에 탄성
부산서 페스티벌 즐긴 뒤 인천까지 '록 순례' 나선 팬들 눈길
(인천=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안녕하세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리듬에 몸을 맡기고 머리를 흔들며 기타를 연주하던 밴드 뮤즈의 보컬 매튜 벨라미가 손에 든 기타를 하늘로 힘껏 던져올리자 객석에서는 열화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관객의 반응에 고무된 벨라미는 바닥에 떨어진 기타를 다시 한번 힘껏 하늘로 던진 뒤 객석을 향해 손을 뻗으며 관객과 눈을 맞췄다.
27일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내한공연을 개최한 뮤즈는 10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기쁨을 강렬한 인사로 표현했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3만2천명의 관객은 목청껏 밴드의 히트곡을 따라 부르며 밴드의 귀환을 환영했다.
1994년 영국에서 결성된 3인조 밴드 뮤즈는 지금까지 총 9장의 정규 앨범으로 3천만장 넘는 판매고를 올린 스타 밴드다.
뮤즈가 내한 공연을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로, 이들은 2007년 첫 단독 공연 이후 여러 페스티벌과 단독 공연 무대로 한국 팬을 만났다.
밴드는 이날 첫 곡 '언래블링'(Unraveling)에 이어지는 '히스테리아'(Hysteria) 무대부터 간결하고 힘 있는 기타 선율과 헤드뱅잉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사이코'(Psycho)에서는 벨라미가 도발적으로 허리를 튕기며 기타를 연주해 호응을 끌어냈다.
벨라미는 무대가 끝난 뒤 이따금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건넨 것을 제외하면 90여분의 공연 시간을 오롯이 무대에 할애했다. 그러면서도 카메라를 바라보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귀에 손을 가져다 대고 관객의 환호를 유도하는 등 베테랑다운 노련한 면모를 뽐냈다.
공연 중반부 밴드가 대표곡 '타임 이즈 러닝 아웃'(Time is Running Out)과 '슈퍼매시브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 '업라이징'(Uprising)을 연달아 들려주는 대목에서 객석의 열기는 끓어올랐다.
특히 '업라이징'에서는 관객들이 웅장한 베이스 연주에 맞춰 일제히 손뼉을 치고 주먹을 머리 위로 내지르며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관객과 밴드는 입을 맞춰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라는 가사를 부르며 공연장에 흐르는 전율을 만끽했다.
다만 스탠딩 구역 뒤쪽에서 공연을 관람하기에는 다소 부실한 무대 음향 연출이 아쉬움을 남겼다. 대규모 공연장을 채우기에는 음량이 작아 후렴구에서 벨라미가 특유의 가성을 활용해 고음을 내지르는 구간을 온전히 즐기기 어려웠다.
콘서트 후반부에 접어들자 벨라미는 발광하는 조명이 박힌 재킷과 선글라스를 끼고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흥에 겨운 듯 연신 손을 양옆으로 흔들고 "소리 질러"라고 외치며 무대를 즐겼다.
밴드는 마지막 곡으로 '스타라이트'(Starlight)를 들려주며 마무리를 장식했다. 관객들은 휴대전화 조명을 밝힌 채 노래를 따라부르는 가운데, 화려한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으며 모두에게 낭만적인 순간을 선사했다.
"사랑해요 한국! 우리는 곧 다시 만날 거예요!"
이날 본공연에 앞서 프랑스 가수 루이스 오프만과 한국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사전 무대를 선보였다. 자신들을 뮤즈의 팬이라 밝힌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시원한 샤우팅과 그로울링으로 공연에 앞서 분위기를 달궜다.
공연장 주변에서는 지난 26일 개막한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을 즐긴 뒤 인천에서 뮤즈의 콘서트를 관람하는 '록 순례길'에 오른 팬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인천으로 올라왔다는 조지형(31)씨는 "뮤즈 공연을 먼저 예매했는데, 부산록페스티벌도 포기할 수 없어서 하루씩 공연을 보기로 했다"며 "어제 부산에서는 스웨이드를 봤는데, 오늘은 뮤즈를 보면서 영국 밴드의 매력을 즐길 예정이다. 뮤즈의 라이브는 처음 듣는 것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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