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
| 2026-07-27 22:44:27
(부산=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한 그릇의 음식에 담긴 우주와 생명의 이치를 함께 나누며, 우리의 삶이 서로 깊이 연결돼 있음을 되새기는 자리가 되길 기대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한국에서 처음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참석한 세계 각국의 손님에게 사찰음식을 소개하며 이런 바람을 전했다.
진우스님은 27일 부산 범어사 선문화체험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세계는 하나의 꽃이며, 너와 내가 결코 둘이 아니다'는 뜻의 가르침인 '세계일화'(世界一花)를 언급했다.
진우스님은 "하나의 꽃잎이 모여 피어나는 한 송이 꽃처럼 인류가 다듬어 온 개성 넘치는 문화유산 역시 서로 다른 모습으로 빛나며 하나의 문명을 이룬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유산은 국경을 넘어 사람과 사람,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언어"라며 만남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만찬은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를 기념하고자 조계종과 범어사,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등이 함께 준비했다.
나예프 알파예즈 유네스코 문화사무총장보와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세계유산센터장,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허민 국가유산청장, 김지희 주유네스코 대사, 17개국 대표단 관계자 등 총 75명이 참석했다.
진우스님은 "사찰음식은 공존과 연대의 철학을 정성껏 담아낸 결정체"라며 "자연과의 조화를 배우는 수행이자 생명에 대한 깊은 보은"이라고 강조했다.
알파예즈 문화사무총장보는 "사찰음식은 오랜 기간 축적돼 온 지혜, 삶의 노하우가 들어간 음식"이라며 "각국에서 오신 분들과 함께 식사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만찬은 '비움', '산사의 향기', '기억 그리고 맛'을 주제로 차려졌다.
범어사 대성암 성공스님은 "수행과 공덕, 나눔 정신을 바탕으로 마음을 비우고 자연의 향을 느끼며 소중한 기억을 나누는 3가지 흐름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불교의 가르침을 담은 '한 그릇'을 접한 참석자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토고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메뉴를 소개한 종이를 찬찬히 정독했고, 체코 대표단 참석자들은 자리에 놓인 상차림을 흥미롭게 살펴봤다.
어색한 젓가락질로 옥수수 한알 한알 정성스레 집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범어사 주지 정오 스님은 "천년의 세월 속에 수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한 범어사에서 귀한 분들을 모시게 돼 반갑다"며 건배사로 "해피"를 제안했다.
김영수 차관은 "천년고찰 범어사의 넉넉한 품 안에서 나온 사찰음식이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여러분의 지혜와 우정을 하나로 잇는 평화의 가교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진우스님은 불교 4대 성지 중 하나인 인도 사르나트 등 불교 문화유산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데 대해 "위원회의 결정에 한국 불교계를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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