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팬데믹 속 풍경…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모레 개막

서울시립미술관서 11월 21일까지 41팀 작품 58점 소개

강종훈

| 2021-09-06 14:23:55

▲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리랴오, '모르는 채로 2020'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우울한 팬데믹 속 풍경…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모레 개막

서울시립미술관서 11월 21일까지 41팀 작품 58점 소개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올해 11회를 맞은 서울미디어시티비에날레가 오는 8일 '하루하루 탈출한다'라는 제목으로 막을 올린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11월 21일까지 국내외 작가 41팀의 작품 58점을 선보인다.

융 마 프랑스 퐁피두센터 전 큐레이터가 예술감독을 맡은 이번 비엔날레 주제는 '도피주의(escapism)'로, 현실의 제약으로부터 탈출하려는 개인의 욕망을 예술과 대중문화의 상상력으로 연결해 살펴본다.

특히 팬데믹으로 심화한 우울한 시대 풍경을 담아내는 젊은 작가들에 주목한다. 최근 사회적 화두인 인종주의, 젠더, 계급, 정체성, 이주와 환경 문제 등을 다룬 작품들이 소개된다.

2000년 시작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애초 지난해 11회 행사를 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1년 연기됐다. 작가들은 지난 1년간에도 변화하는 주변 상황을 감지해 작품에 반영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될 당시 중국 우한에 거주하던 리랴오는 손바닥 위에 올린 긴 나무 장대의 균형을 잡으며 봉쇄령이 내려진 우한 거리 곳곳을 누비는 퍼포먼스를 기록한 비디오 작품을 보여준다.

토비아스 칠로니는 최근 독일에서 벌어지는 이주민 혐오나 인종 차별 등 사회적 쟁점을 상기시키는 좀비 이미지와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기간 여러 지역 풍경을 담은 사진 연작을 출품했다.

세계 대중문화 주류 시장에 진입한 케이팝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들도 눈에 띈다.

안무가이기도 한 아이사 혹슨은 한국 케이팝 아이돌의 음악과 안무를 차용해 팬데믹 시대에 대처하는 필리핀 정부의 모순을 비판한다.

6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융 마 예술감독은 "코로나19 사태로 준비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전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라며 "그동안 작가들이 온라인 공간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지만, 관람객들이 작품을 직접 마주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비엔날레가 1년 연기됐음에도 전 지구적 위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라며 "이번 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 12회 방향을 결정하겠다. 일단 내년에는 프리비엔날레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비엔날레 본 전시는 서소문본관에서 열리지만 미술관 밖 공간과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마포구 비영리 예술공간 '합정지구'는 일상과 창작, 공동체에 관한 대화를 주고받는 온라인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삼성역 케이팝스퀘어 대형 전광판에서는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소개한다.

'메아리'는 토크, 퍼포먼스, 강연, 워크숍, 전시 투어 등으로 이뤄진 공공프로그램이다.

자세한 정보는 비엔날레와 서울시립미술관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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