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경성과 작가 이상 만난다…국립극단 '코오피와 최면약'

관객 홀로 걸으며 감상하는 이동형 공연

임동근

| 2021-09-10 16:04:13

▲ '코오피와 최면약' 홍보 사진 [국립극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30년대 경성과 작가 이상 만난다…국립극단 '코오피와 최면약'

관객 홀로 걸으며 감상하는 이동형 공연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국립극단 일대를 걸으며 1930년대 경성과 작가 이상을 만나는 공연이 진행된다.

국립극단은 오는 24일부터 10월 3일까지 서울로7017 및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이동형 공연 '코오피와 최면약'을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국립극단이 주변 문화시설을 연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시작된 공연으로, 장소 특정 퍼포먼스를 주로 선보여온 서현석 작가는 작가 이상의 소설 '날개'를 바탕으로 1930년대를 재구성하고, 현재를 중첩해 보여준다.

공연의 시작점은 서울로7017 안내소다. 1930년대 이곳 회현동에는 소설 속 주요 배경인 미쓰코시 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자리했다. 서울로7017을 따라 국립극단으로 향하는 길에 보게 되는 서울역(당시 경성역)은 소설의 주인공 '나'가 커피를 마셨던 '티룸'이 있던 곳이다.

공연은 관객이 30분 단위로 1명씩 서울로7017 안내소를 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시작점에서 안내를 받은 후 개인 휴대전화와 이어폰을 이용해 준비된 오디오를 들으며 국립극단 방향으로 걷는다. 도착지인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는 가상현실(VR)로 펼쳐지는 연극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역7017을 걸으며 듣는 오디오에는 서현석 작가가 쓴 텍스트를 비롯해 이상의 '삼차각설계도'(1931), '1933, 6, 1'(1933), '오감도'(1934), '날개'(1936), '권태'(1937)가 일부 인용돼 있다. 1930년대 주요 사건과 소설가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4)에 언급된 음악도 담겼다.

서현석 작가는 "예상치 못한 감염병으로 인한 무력감, 심화해가는 폭력성과 사회의 균열, 긴장된 국제관계가 공존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이 답답한 식민 사회에 살면서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서양의 예술과 과학을 받아들이며 사유를 확장했던 이상처럼 갑갑한 일상의 틀을 뛰어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사전 예약은 필수이며, 서울로7017 안내소 출발 기준으로 평일 오후 1시 30분∼9시(화 공연 없음), 토·일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9시에 진행된다.

공연 2시간 전 기상청에서 시간당 5㎜ 이상의 비를 예보하면 해당 회차는 취소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극단 홈페이지(www.ntck.or.kr)를 참조하거나 전화(☎ 1644-2003)로 문의하면 된다. 관람료 3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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