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용
| 2021-09-06 10:35:33
'한화는 복귀시키는데 안우진은?'…고심 깊어지는 키움
브리검 결별·이승호 부진 속에 명분과 실리 찾기 고심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투수 안우진(22)은 과연 올 시즌 복귀할까.
키움 소속의 한현희와 안우진은 7월 5일 원정 숙소를 무단으로 이탈해 강남의 한 호텔에서 외부인과 장시간 술자리를 가져 물의를 일으켰다.
KBO는 7월 23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한현희와 안우진에게 각각 36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처분을 내렸다.
구단 자체 징계까지 더해졌다. 한현희는 키움 구단으로부터 15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1천만원 징계를 받았다.
반면 안우진에 대해서는 "비록 이번 사건에 동조한 책임이 있으나 선배 권유에 의한 점, 음주를 자제한 점 등을 참작했다"면서 500만원 벌금 부과에 그쳤다.
한현희가 도합 51경기 출장 정지로 사실상 시즌 아웃된 데 반해 안우진은 36경기 출장 정지로 인해 키움의 결정 여하에 따라 후반기 복귀의 길이 열려 있다.
키움의 스탠스는 초기에는 확고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후반기 첫 경기에 앞서 팬들에게 사과하며 한현희와 안우진에 대해 "징계가 끝나도 쉽게 뛰게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났다. 그사이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결정적으로 후반기 선발진 구상이 틀어졌다.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은 7월 12일 임신한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구단의 허락을 받고 미국으로 출국한 뒤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브리검의 복귀를 애타게 기다렸던 키움은 망연자실했다. 키움은 외국인 교체 카드 2장을 모두 소진해 브리검의 공백을 메울 대체 선수를 데려올 수도 없다.
키움은 지난 4일 브리검의 임의탈퇴 결정을 내렸다.
이승호의 부진도 뼈아프다.
키움은 한현희, 안우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트레이드로 LG 트윈스에서 정찬헌을 데려오고 전반기 거의 불펜으로 뛰었던 이승호를 선발진에 합류시켰다.
그런데 이승호는 후반기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결국 이승호는 다시 불펜으로 내려갔다.
브리검의 예상치 못한 이탈에다 이승호 카드가 불발로 그치면서 키움은 선발진을 재편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게다가 9월과 10월에는 더블헤더가 끼어 있어 일정 자체가 빡빡하다.
현재 단독 4위인 키움은 포스트시즌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 이글스의 투수 윤대경과 주현상이 징계를 마치고 복귀 준비에 나서자 키움도 동요하는 눈치다.
두 선수는 한현희, 안우진과 같은 장소에 있었다. 역시 방역 수칙을 위반해 KBO 상벌위와 구단 자체 징계를 합쳐 나란히 2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키움은 6일까지 후반기 22경기를 치렀다. 14경기만 더 치르면 안우진은 징계에서 해제된다.
안우진은 징계를 받기 이전, 절정의 페이스를 보였다. 전반기 막판 4경기 선발 등판에서 25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72를 기록했다.
평균 시속 151.5㎞의 강속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가 부족했던 안우진은 완급조절에 눈을 뜬 이후 난공불락의 투수로 변모했다.
키움이 안우진에 대해 쉽게 미련을 버릴 수 없는 것도 안우진이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을 넘어 포스트시즌에서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안우진을 복귀시켰다가는 거센 역풍을 맞을 것이 불 보듯 뻔하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다.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키움이 안우진의 징계가 끝났을 때, 어떤 선택을 할지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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