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성
| 2025-11-21 21:52:41
눈 깜짝하니 변하는 무대배경에 관객 탄성…팬들 홀린 플레이브
고척스카이돔서 1만8천 관객과 앙코르 콘서트…"소원같은 고척돔 무대 섰다"
대표곡 아우르며 팬들과 호흡…버스킹 콘셉트로 솔로 무대도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하얀 눈밭을 배경으로 한손에 폭죽을 들고 노래하던 가상 아이돌 플레이브 멤버들이 무대가 끝나자 한순간에 오페라 극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후드티와 청바지 차림이었던 멤버들은 눈 깜짝할 새 오페라 극장에 어울리는 근사한 연미복으로 갈아입고 팬들을 지긋이 바라봤다. 갑작스레 달라진 분위기에 고척스카이돔을 메운 팬들은 설렘과 놀라움이 섞인 함성으로 뜨겁게 화답했다.
플레이브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아시아 투어 '대시: 퀀텀 리프'(DASH: Quantum Leap) 앙코르 콘서트에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무대로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플레이브는 2023년 데뷔한 5인조 가상 아이돌 그룹이다.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과 달리 사람을 본뜬 캐릭터가 공연을 펼치는 것이 특징이다. 소위 '본체'로 불리는 실연자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래와 안무를 소화하면 캐릭터들이 이를 따라 움직인다.
이 그룹은 가상 아이돌 최초로 앨범 발매 첫 주 판매량 100만장을 달성하고, 일본 오리콘싱글 차트 정상에 오르는 등 국내외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8월부터는 서울 KSPO돔을 시작으로 타이베이, 홍콩, 자카르타 등 6개 도시를 순회하는 첫 아시아 투어를 개최했다. 아시아 투어를 마무리하는 자리였던 이날 공연에는 1만8천500명의 관객이 모였다.
플레이브는 '워치 미 우!'(Watch Me Woo!)에 이어 리듬감이 돋보이는 '버추얼 아이돌'과 '리즈'(RIZZ)를 들려주며 경쾌한 분위기로 무대를 열었다. 이어 대형 공연장인 고척스카이돔 무대에 섰다는 기쁨을 팬들과 나눴다.
노아는 "고척돔에 가는 게 소원이라고 말한 적 있는데 이렇게 소원을 이뤘다"며 "앙코르 콘서트를 위해 새로운 무대를 많이 준비했으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은호는 "데뷔 이후 지난해 팬 콘서트, 아시아 투어를 거쳐 고척돔 무대에 섰다"며 "지금 이 무대에 선 순간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벅찬 심경을 밝혔다.
이어지는 무대에서 플레이브는 다양한 형식의 퍼포먼스로 팬들과 교감했다.
'아일랜드'(Island)에서는 멤버 하민이 스크린 속에서 피아노 연주를 들려줬고, '웨이포러브'(WAY4LUV)에서는 라이브 밴드 연주에 맞춰 절도 있는 군무를 뽐냈다.
'여섯번째 여름' 무대에서는 멤버들이 돌출 무대에 펼쳐진 대형 스크린으로 이동해 콘서트를 이어갔다. 객석 앞까지 성큼 이동해 노래하는 멤버들의 모습에 팬들은 한껏 몰입했다.
커버곡으로도 기량을 뽑냈다. 플레이브는 동방신기의 '주문'을 부르며 에너지 있는 무대를 선보였고, 버스킹을 콘셉트로 고척스카이돔의 외관을 스크린에 띄운 뒤 멤버별 솔로곡을 들려주기도 했다.
공연 후반부 '펌프 업 더 볼륨'(Pump up the volume), '기다릴게' 등의 히트곡으로 분위기를 띄운 플레이브는 신곡 '뿌우'(BBUU!), '봉숭아' 등을 부르며 무대를 마무리했다.
"이 순간이 또 다른 시작이라 생각해요. 이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준 플리(팬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예준)
금요일 밤 공연장 일대는 팬들로 북적였다. 팬들은 아령 모양 응원봉을 흔들며 고척돔을 배경으로 삼삼오오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모습이었다.
대학생 유영은(21) 씨와 신승혜(19) 씨는 "팬 활동을 하다 친분을 쌓게 되어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사이가 됐다"며 "팬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과 적극적으로 팬들에게 다가가는 인간적인 모습이 플레이브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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