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시대 들었던 음악 재현…'콜레기움 무지쿰 서울' 창단 10돌

오는 30일 기념연주회…백승록 악장 "함께한 동료들이 10년 원동력"

권지현

| 2026-05-27 20:31:02

▲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의 악장 백승록 바이올리니스트 [목프로덕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 [목프로덕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 창단 10주년 기념 정기연주회

바흐 시대 들었던 음악 재현…'콜레기움 무지쿰 서울' 창단 10돌

오는 30일 기념연주회…백승록 악장 "함께한 동료들이 10년 원동력"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지금이야 고(古)음악 학위 과정이 생겨 전문가도 나오지만, 악단이 생겨날 때만 해도 그런 사람이 드물어 제가 단원 한명씩 연주법을 전수했죠."

바로크 시대 서양 기악곡을 재현하는 연주단체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을 창단해 10년간 이끈 백승록 악장은 27일 서울 동작구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지난 10년의 자취를 돌아봤다.

이들은 클래식 음악이 작곡된 당시 쓰였던 악기(시대악기)와 악보, 연주법을 최대한 원래에 가깝게 재현해 당대 음악을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바로크 시대 악기가 지금과 얼마나 달랐는지 아세요? 현악기에는 동물 창자로 만든 거트(gut) 현을 썼고 플루트에는 구멍만 달랑 있었을 뿐 키가 다닥다닥 붙어 있지 않았어요."

악단은 시대악기 전문 제작자들과 협력해 이러한 악기들을 옛날 기록에 맞게 복원하고 초판본 악보와 당시 연주 교본을 구해 바로크 시대 사람들이 들었던 연주를 선보인다.

바이올리니스트인 백 악장은 "역시 음악가였던 모차르트의 아버지가 남긴 바이올린 교본이 있는데 바로크 시대 현악기 연주법의 전통을 담고 있다"며 "강약을 엄격하게 강조하는 등 지금과는 활 쓰는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어렵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느라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동료들과 함께 성공한 공연의 보람은 10년 역사의 원동력이 됐다.

백 악장은 3년 전 악단의 김선아 감독 권유로 도전했던 바흐의 '마태수난곡' 공연을 가장 힘들면서도 뿌듯했던 기억으로 꼽았다.

그는 "마태수난곡은 2개의 오케스트라와 2명의 악장이 동원되는, 3시간에 걸쳐 연주되는 대장정 같은 곡이라 처음에는 '절대 못 한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계속된 권유에 "유럽에서 바로크 음악을 공부하는 동료들에게 전화해 오라고 했다"며 "한국인 연주자들로는 도저히 인원을 못 채울 것 같았는데 마태수난곡 하나를 위해 많은 친구들이 귀국했다. 공연하고 나니 '유리천장을 깼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은 10주년을 맞아 또다른 도전을 한다. 오는 3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바흐의 대작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선보이는 것이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바흐 기악 음악의 최대 걸작이라고 평가받는다. 트럼펫, 플루트, 오보에, 바이올린 등 당대에 사용 가능한 대부분의 악기를 동원해 다양성이나 규모 면에서 화려함을 과시하며 1∼6번에 이르는 모든 곡이 서로 다른 복잡한 구성을 보인다.

백 악장은 이를 위해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을 모았다.

하노버 요아힘 콩쿠르 등에서 우승한 김다미 서울대 교수가 바로크 바이올린에 처음 도전하며,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바로크 시대의 건반악기 쳄발로(하프시코드) 연주를 선보인다. 트럼펫 시대악기 연주자는 희귀한 탓에 일본의 시대음악 권위자인 사이토 히데노리를 섭외했다.

백 악장은 "10주년에 걸맞은 공연이 될 것"이라 자신감을 보이며 "바흐의 협주곡 안에서 자유로운 이탈리아식 바로크 음악과 정교한 프랑스식 바로크의 조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예고했다.

백 악장은 네덜란드 유학 시절부터 함께해준 동료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단원들이 믿고 따라와줘서 리허설할 때 싸워본 적도 없다"며 "이들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주년을 맞이한 지금의 목표는 "이 사람들과 함께 최대한 오래 연주하는 것"이라며 "바로크 시대를 지나 모차르트, 베토벤 시대의 음악까지 재현하는 악단이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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