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희
| 2026-08-26 20:32:27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여권이 있으면 세계 어디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듯이, 예술 역시 국경과 장벽을 넘어 인류를 하나로 연결하는 여권이 돼야 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가 "예술은 모두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지난해에 이어 롯데콘서트홀 여름 음악 축제 '2026 클래식 레볼루션'의 예술감독으로 공연을 이끈다.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카바코스는 "갈등과 긴장이 가득한 오늘날, 우리를 갈라놓는 차이점보다 하나로 이어주는 공통점에 집중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카바코스는 "클래식 음악의 근원이자 바탕이 된 민속 음악의 요소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하고자 올해 축제의 주제를 '뿌리'(Origin)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은 지역마다 언어와 문화, 생활 방식이 다르지만 민속 음악은 땅의 형태와 사람들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탄생해 모두를 연결하는 힘을 지닌다"며 "모차르트, 베토벤부터 브람스, 드보르자크 등에 이르기까지 작곡가들이 민속적 요소를 깊이 탐구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스 출신인 나 역시 조부와 부친이 포크(folk) 바이올린을 연주해 귀로 음악을 익히는 전통 속에서 자랐다"며 "뿌리를 깊이 들여다볼수록 우리는 서로의 공통점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카바코스는 이번 축제 기간 단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무대에 오르는 강행군을 소화한다. 예술감독에서 더 나아가 바이올린 연주와 지휘까지 아우르며 축제 전면에 나선다.
그는 "축제를 기획할 때는 의욕이 앞서 이것저것 준비하지만, 막상 닥치면 엄청난 일정에 놀라곤 한다"면서도 "하지만 객석에 머물기보다 음악가로서 무대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이 축제의 본질이자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오픈 리허설에서는 오는 30일 열리는 '체임버 뮤직 콘서트 Ⅰ' 연습 장면이 공개됐다.
카바코스를 비롯해 비올리스트 앙투안 타메스티,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호흡을 맞춰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 제2번 A장조의 3·4악장을 연주했다.
전날 입국한 카바코스와 세 연주자가 이 작품으로 처음 합을 맞추는 자리였지만, 이들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템포 등을 조율하며 세밀하게 앙상블을 다듬었다.
카바코스는 함께한 연주자들에 대해 "내가 선택했다기보다 최고 음악가들을 운 좋게 한자리에 모실 수 있었던 것"이라며 "타메스티와는 20년 넘게 호흡을 맞춰왔고, 솔타니와 김선욱 역시 뛰어난 기량을 지닌 훌륭한 동료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오늘 리허설에서 처음 맞춰본 악장도 크게 손볼 부분이 없을 정도로 즉각적인 소통이 이뤄졌다"며 "실내악은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해하려는 열린 마음이 모이는 일종의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8일 시작되는 롯데콘서트홀의 '2026 클래식 레볼루션'은 개막 공연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무대를 시작으로 두 차례의 체임버 콘서트와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스타인의 리사이틀 및 카바코스와의 듀오 무대가 이어진다.
마지막 날인 내달 4일에는 카바코스가 수원시립교향악단을 지휘하며 게르스타인과 함께 브람스 협주곡과 교향곡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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