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시대 예견한 백남준…과거 작품으로 오늘을 말하다

서거 20주기 '리와인드/리피트'전…아모레퍼시픽 본사서 5월 16일까지
'TV 브라'·'TV 부처' 등 11점 선보여…'런던 우편함' 국내 첫 공개
韓 미술계와 갈등, 저작권 상속자 하쿠다 켄 "탄생 100주년??

박의래

| 2026-04-01 18:05:53

▲ 백남준 개인전 '백남준 리와인드, 리핏'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일 서울 용산구 APMA 캐비닛에서 열린 가고시안 백남준 개인전 '백남준: 리와인드 / 리피트'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가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4.1 mjkang@yna.co.kr
▲ 백남준 작품 소개하는 하쿠다 켄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일 서울 용산구 APMA 캐비닛에서 열린 가고시안 백남준 개인전 '백남준: 리와인드 / 리피트' 기자간담회에서 백남준의 장조카이자 저작권자인 하쿠다 켄이 '살아있는 조각을 위한 TV브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6.4.1 mjkang@yna.co.kr
▲ 백남준 작품 설명하는 하쿠다 켄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일 서울 용산구 APMA 캐비닛에서 열린 가고시안 백남준 개인전 '백남준: 리와인드 / 리피트' 기자간담회에서 백남준의 장조카이자 저작권자인 하쿠다 켄이 '런던과 해외를 위하여(우편함)'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6.4.1 mjkang@yna.co.kr
▲ '골드 TV 부처' 설명하는 하쿠다 켄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일 서울 용산구 APMA 캐비닛에서 열린 가고시안 백남준 개인전 '백남준: 리와인드 / 리피트' 기자간담회에서 백남준의 장조카이자 저작권자인 하쿠다 켄이 '골드 TV 부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6.4.1 mjkang@yna.co.kr
▲ '백남준의 작품 세계'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일 서울 용산구 APMA 캐비닛에서 열린 가고시안 백남준 개인전 '백남준: 리와인드 / 리피트' 기자간담회에서 백남준의 장조카이자 저작권자인 하쿠다 켄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2026.4.1 mjkang@yna.co.kr
▲ 질문에 답하는 하쿠다 켄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일 서울 용산구 APMA 캐비닛에서 열린 가고시안 백남준 개인전 '백남준: 리와인드 / 리피트' 기자간담회에서 백남준의 장조카이자 저작권자인 하쿠다 켄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4.1 mjkang@yna.co.kr

유튜브 시대 예견한 백남준…과거 작품으로 오늘을 말하다

서거 20주기 '리와인드/리피트'전…아모레퍼시픽 본사서 5월 16일까지

'TV 브라'·'TV 부처' 등 11점 선보여…'런던 우편함' 국내 첫 공개

韓 미술계와 갈등, 저작권 상속자 하쿠다 켄 "탄생 100주년展 열리면 좋을 것"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백남준은 생전에 뉴욕 전화번호부의 번호만큼 수많은 TV 채널이 생길 것이라 말했어요. 실제로 지금 유튜브나 틱톡 등을 통해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TV 채널을 갖고 있지요. 그는 미래를 예견하던 선지자 같은 사람이었습니다."(닉 시무노비치 거고지언(가고시안) 갤러리 아시아 매니징 디렉터)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백남준(1932∼2006)의 개인전 '백남준: 리와인드 / 리피트'(Rewind / Repeat)가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 APMA 캐비닛에서 1일 개막했다.

백남준의 서거 20주기를 맞아 백남준 작품 저작권을 가진 백남준 에스테이트(Estate)와 가고시안 갤러리가 협력한 자리다. 이번 전시에는 백남준의 초기작과 말년 작품 등 11점을 선보인다.

'살아있는 조각을 위한 TV브라'는 브래지어에 소형 흑백 텔레비전 두 대를 단 작품이다. 음악가이자 퍼포먼스 작가인 샬럿 무어만을 위해 제작됐다.

무어만은 1969년 뉴욕 하워드 와이즈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 '창조적 매체로서의 TV' 개막 퍼포먼스에서 이 작품을 처음 착용한 뒤 첼로 연주를 했다. 첼로 연주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텔레비전 화면 이미지를 변화시켜 백남준이 추구한 '전자기기의 인간화'를 구현했다.

전시장을 찾은 백남준의 장조카이자 미국에서 백남준 유품을 관리하는 재단 '백남준 에스테이트' 대표인 하쿠다 켄은 "당시 나는 18살이었는데 샬럿이 나에게 착용을 도와달라고 했다. 나중에 삼촌(백남준)이 이 사실을 알고 어떻게 어린애에게 속옷 입는 것을 도와달라고 할 수 있느냐며 샬럿에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던 일화가 있는 작품"이라며 "사실 나는 정말 괜찮았다"고 웃으며 당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1982년 작 '런던과 해외를 위하여(우편함)'는 국내에서 처음 소개됐다. 일반적인 우편함 모습인데 편지를 넣는 구멍엔 화면이 있어 영상이 흘러나온다. 이 영상은 백남준이 만든 것이 아닌, 작품이 설치된 지역 방송사에서 송출하는 실시간 방송이다. 과거에 제작됐지만 실시간 방송을 통해 현재성을 유지한다.

하쿠다 켄은 "백남준은 항상 최신 기술을 작품에 활용하길 좋아했다"며 "백남준의 작품을 보유한 여러 미술관이 케이스는 보존하면서 그 내부는 최신 기술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2005년 작 '골드 TV 부처'는 백남준의 대표 연작인 'TV 부처'의 하나다. 금박을 입힌 채색 청동 불상이 TV 앞에서 명상하고 있다. 이 모습은 폐쇄회로TV(CCTV) 카메라에 담겨 불상 앞 TV로 송출된다. 관람객이 카메라 앞에 얼굴을 들이밀면 TV에는 불상 대신 관람객의 모습이 등장한다. 고대의 영성과 현대 미디어, 동양과 서양의 사유가 교차하는 지점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 밖에도 중고 시장과 상점에서 수집한 빈티지 라디오들을 활용한 '베이클라이트 로봇'이나 조각된 목재 회화 '오케스트라', 백남준 초기 설치 작품인 '미디어 샌드위치' 등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서울에서 25년 만에 백남준 에스테이트와 협업해 기획한 행사다.

백남준 작품의 저작권은 백남준 에스테이트가 갖고 있다. 하쿠다 켄은 백남준의 이름이 들어가는 사업은 모두 백남준 에스테이트와 협의하고 허락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작권 논란이나 가품 시비 등으로 한국 미술계와 하쿠다 켄은 갈등을 겪고 있다. 여러 기관 관계자가 하쿠다 켄과 만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제에 대해 하쿠다 켄은 "많은 이들이 나와 협업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나는 언제나 열려 있다"며 "다만 내가 한국 미술 시스템을 제대로 알지 못 해 한국에서 연락이 와도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 답을 못 주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내 답변 없이 관련 일이 진행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목표는 좋은 기관에서 백남준의 작품과 저작권을 소유해 재단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쿠다 켄은 앞으로 6년 남은 백남준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에서 대형 전시를 열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진행 중인 계획은 없지만 아직 시간이 있다"며 "한국에서 대형 전시가 열린다면 더없이 좋은 소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5월 16일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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