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철
| 2022-12-13 18:50:46
'업사이클링'으로 돌아온 서울대 자연대 강의동
6천876㎡ 규모로 재건축…폐자재 미술품으로 '44년 세월' 보존
(서울=연합뉴스) 김윤철 기자 =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28동 대형강의동이 31개월간의 재건축을 마치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복합 공간으로 돌아온다.
28동은 서울대가 지금의 관악캠퍼스로 옮겨오고 1년 뒤인 1976년 세워졌다. 건물 노후화로 44년 만인 2020년 재건축에 들어갔다.
지상 5층, 지하 1층에 연면적 6천876㎡에 달하는 새 건물은 15일 오전 개관식과 함께 공식적으로 문을 연다. 지상으로 한 층이 더 올라갔고, 연면적은 2.5배 커졌다.
새 건물에는 250명씩 수용할 수 있는 대형강의실 2개와 150명 정원인 중형강의실 4개가 마련됐다. 2∼3층에는 반구형 스크린에 천체 관련 영상을 틀 수 있는 천체투영관도 들어섰다. 나머지 공간은 동아리실, 회의실 등으로 채웠다.
새 강의동을 관통하는 열쇳말은 '업사이클링'(새활용)이다. 업사이클링은 버려진 물건을 새롭게 디자인해 예술적·환경적 가치가 높은 물건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서울대는 40여 년의 세월이 켜켜이 쌓인 건물의 역사성을 보존하기 위해 옛 28동 자재들을 선별했다. 미술대학 교수 6명으로 꾸려진 프로젝트 팀은 이 자재들을 미술 작품과 소품으로 재탄생시켰다.
2층에 들어서면 조소과 이종건·박제성 교수의 조각품 '진리의 빛'이 이목을 끈다. 낡은 강의실을 데우던 투박한 라디에이터가 '학생들의 학구열을 퍼뜨린다'는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태어났다.
라운지에는 다른 작품과 함께 폐기물로 만든 기념 달력, 문진, 화분 등이 전시돼있다. 옛 건물의 황동 문손잡이를 활용한 나무 트로피도 눈길을 끈다. 이 트로피는 개관식에서 기부자들에게 수여된다.
유재준 자연과학대학장은 13일 연합뉴스에 "자연과학적으로 보면 '초신성'이라는 별 폭발로 새로운 원소가 생겨나고 지구도 만들어지지 않았나"라며 "이번 업사이클링에는 이런 자연과학의 이치도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유 학장은 코로나19 시대에 대면 강의실의 중요성이 오히려 더 커졌다며 교수와 학생이 질 높은 소통을 할 수 있는 강의 환경을 만드는 데 가장 큰 방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 강의동이 미래의 기초과학 인재를 길러내는 중심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