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집단 지성으로 진화하다…'군체' 연상호 "좀비가 주인공"

감염 사태 속 생존자들의 분투 그려…"좀비는 진화, 인간은 퇴화"
전지현 "좀비의 '동시적 연결성'에 흥미"…21일 개봉

박원희

| 2026-05-20 19:12:51

▲ 질문 듣는 연상호 감독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연상호 감독이 2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군체'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2026.5.20 mjkang@yna.co.kr
▲ 영화 '군체' 속 장면 [쇼박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인사말하는 연상호 감독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연상호 감독이 2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군체'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5.20 mjkang@yna.co.kr
▲ 인사말하는 전지현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배우 전지현이 2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군체'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5.20 mjkang@yna.co.kr
▲ 영화 '군체'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군체'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창욱, 김신록, 신현빈, 연상호 감독, 전지현, 구교환. 2026.5.20 mjkang@yna.co.kr

좀비, 집단 지성으로 진화하다…'군체' 연상호 "좀비가 주인공"

감염 사태 속 생존자들의 분투 그려…"좀비는 진화, 인간은 퇴화"

전지현 "좀비의 '동시적 연결성'에 흥미"…21일 개봉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둥우리 빌딩에 감염 사태가 발생한다. 생물학 박사 서영철(구교환 분)이 콘퍼런스 참석자를 감염시킨 것을 시작으로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이 빠르게 좀비로 변해간다. 생명공학과 교수 권세정(전지현)을 비롯해 빌딩 보안팀 직원 현석(지창욱), 현석의 누나 현희(김신록), 세정의 전남편 규성(고수) 등은 좀비들을 뚫고 폐쇄된 건물에서 탈출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생존자들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좀비의 행동 방식을 파악한 뒤 그들의 약점을 파고드는 것이다. 좀비가 사람과 비슷한 형상에 달려드는 것을 알게 된 생존자들은 사람 입간판을 활용한다. 그렇게 쉽게 좀비를 따돌리려는 찰나, 좀비에게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된다.

20일 시사회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된 연상호 감독의 영화 '군체'는 기존 좀비 장르의 관습을 깬다. 기존에는 고정된 좀비 규칙들이 있었다면, '군체'에서는 그 규칙이 계속 바뀐다. 뛰어다니는 좀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서로 연결돼 집단 지성을 공유하며 계속 진화해나가는 좀비다.

연상호 감독은 이날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역'(2016)이나 '부산행'(2016), '반도'(2020)에서는 클래식한 좀비와 새로운 공간의 결합에서 이야기가 달리 나왔다면, '군체'는 좀비 자체에 집중한 영화"라며 "어떻게 보면 제가 만든 영화 중 거의 처음으로 좀비가 주인공인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체' 속 좀비는 네발로 기어 다니다가 두 발로 걷는 등 빠르게 진화해나간다. 집단 지성으로 연결된 이들이 정보를 공유한 결과물이다.

이는 책 등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며 발전해온 인간의 특성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는 생존자들이 '집단 지성' 좀비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탐구해간다.

연 감독은 "집단 지성을 지닌 좀비와 인간의 대결"이라며 "좀비는 원시적 상태로 시작해 급격히 진화해나가는데, 인간은 문명에서 야만으로 퇴화한다. 퇴화했을 때 남는 게 인간성의 핵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두 집단의 그림을 그려나갔다"고 설명했다.

전지현이 연기한 권세정은 끊임없이 이뤄지는 좀비들의 변화를 파악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관객은 세정의 시선으로 좀비들을 보며 자칫 놓칠 수 있는 영화 내 규칙을 따라가게 된다.

전지현은 "'군체' 시나리오를 보며 좋았던 점은 좀비의 동시적 연결성"이라며 "기존 좀비 영화들의 감염자들은 통제 불능 상태로 보였는데, '군체'에서는 알 수 없는 네트워크로 실시간으로 진화하고 한 덩어리처럼 크게 움직인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면서 "세정이 특별한 인물처럼 보이기보다는, 관객이 세정이 된 것처럼 자연스럽게 영화에 빠지셨으면 싶었다"고 했다.

영화는 좀비의 움직임과 비주얼에서도 차별화를 꾀했다. 좀비들은 끈적한 점액질을 내뿜고, 한 몸인 것처럼 서로 뭉쳐 기괴한 형상을 만들어낸다. 좀비 역할에는 현대 무용가들이 대거 참여해 연상호만의 좀비를 구현해냈다.

'군체'는 제7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부문에 초청받아 지난 16일(현지시간) 처음 공개됐다. 연 감독은 '부산행', '반도'에 이어 좀비 영화로만 세 번 칸의 부름을 받았다.

연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유독 아시아의 장르 영화들을 선택한다는 느낌이 있다"며 "아마도 한국 영화가 봉준호·박찬욱 감독님 영화를 비롯해 장르 색채를 가진 영화를 중심으로 발전해서 그런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는 "칸에서 상영할 때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한국에서 상영하니 더 기분이 좋다"며 "관객들과 만나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영화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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