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전시장 된 호텔 객실…아트페어 '루프 플러스' 개막

국내 유일 미디어아트 전문장터 부산서 열려…"한국을 아시아 허브로"

박의래

| 2026-04-23 19:09:35

▲ '루프 플러스' 부스 전경 (부산=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23일 그랜드 조선 부산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아트 장터 '루프 플러스'의 한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2026.4.23. laecorp@yna.co.kr
▲ '루프 플러스' 부스 전경 (부산=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23일 그랜드 조선 부산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아트 장터 '루프 플러스'의 전시 부스. 호텔 객실이 미디어 아트 전시 부스로 탈바꿈했다. 2026.4.23. laecorp@yna.co.kr
▲ 탁영준 작 '고동치네'의 한 장면 [루프 플러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강이연 작 '슈퍼포지션 2.0' [루프 플러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전시 전경 [루프 플러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루프 플러스 포스터 [루프 플러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디어아트 전시장 된 호텔 객실…아트페어 '루프 플러스' 개막

국내 유일 미디어아트 전문장터 부산서 열려…"한국을 아시아 허브로"

(부산=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그랜드 조선 부산 호텔 13층의 1331호실. 깔끔한 침대가 놓인 호텔 객실에 거대한 스크린이 놓여 있고, 추미림 작가의 미디어 아트 '픽셀 아틀라스'가 상영된다. 호텔 객실이 미디어 아트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국내 유일 미디어 아트 전문 아트페어(미술장터)인 '루프 플러스'(Loop Plus)가 부산의 그랜드 조선 부산 호텔에서 23일 막을 올렸다.

영상과 음향으로 구성된 미디어 아트 작품을 소개하고, 관람객이 직접 구매할 수 있는 행사다. 해외에서는 회화나 조각처럼 미디어 아트를 구매하는 수집가들이 많지만, 국내에서는 드문 일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독일 에스더 쉬퍼, 대만 치웬 갤러리 등 해외 주요 갤러리와 한국의 백아트 등 19개 갤러리·플랫폼이 참여했다.

여기에 미디어 아트 작가 강이연과 저스틴 에마르, 루치아 레볼리노 등 작가 3인을 위한 아티스트 부스와 저스피스 재단,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뉴앙스 바이 빔 등 기관 부스들도 마련됐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한 '포커스 프랑스' 섹션도 신설됐다. 주한프랑스대사관 등의 지원 아래 프랑스 기반 갤러리와 작가들이 참여해 미디어 아트의 국제적 교류를 확장한다.

객실마다 꾸며진 부스에는 작가 한 명의 작품이 대형 화면에서 나오고 관람객은 객실 내 침대나 의자에 편히 앉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베를린의 시네마 프로젝트 '비디오아트 앳 미드나잇'이 내놓은 탁영준 작가의 '고동치네'는 두 남성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부산 바다에서 전통 어로를 하는 80대 노인과 베를린 최대 공원 티어가르텐에서 파트너를 찾는 젊은 게이 남성의 시선을 병치한 영상이다. 루이 비에른의 오르간 교향곡 3번 중 아다지오 연주가 배경으로 깔린다.

서울에서 태어나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는 두 인물이 각자의 욕망을 향해 나아가며 드러내는 긴장감을 나란히 놓아 보여준다.

아티스트 부스로 참여한 강이연 작가는 '슈퍼포지션 2.0'이란 작품을 내놨다.

멸종된 동물의 뼈, 산호, 사이보그의 눈과 같은 존재들이 얽히고 중첩되는 영상이다. 보이는 것과 실제, 가상과 현실, 시뮬레이션과 물질성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는 과정을 통해 세계를 고정된 실체가 아닌 상호작용하는 네트워크로 인식하게 한다.

현재 카이스트 교수이기도 한 강이연은 기술 기반의 몰입형 설치를 통해 탈 인간 중심적 관점을 탐구한다.

그의 작품은 빅토리아 앤 앨버트 미술관(V&A),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그랑 팔레 이메르시프 등 주요 국제기관에서 소개됐다.

야외 스크린에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해운대를 배경으로 그랜드 조선 부산 호텔 외벽 미디어 파사드에서 행사 기간 매일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70회 이상 상영된다. 도심을 오가는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이 밖에 미디어 아트의 시장성과 공공미술로서의 확장 가능성을 주제로 한 포럼도 열린다.

김영은 루프플러스 디렉터는 "한국을 미디어 아트 시장의 아시아 허브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회화나 조각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도 낮고, 계속해서 성장하는 분야여서 한국 수집가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는 오는 26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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