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 오브 맨' 이지영 연출 "함께 살아있다는 감각에 집중"

뚜렷한 서사 대신 개인적 이야기로 전개…"스토리 없어도 몰입"
비영어권 첫 공연 한국서 개막…내년 1월까지 놀씨어터 대학로

권지현

| 2026-10-01 19:03:32

▲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신시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신시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신시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작품 중 배우가 '이야기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것을 함께 느끼려고 나왔다'는 대사를 하거든요. 공연은 이러한 감각에 집중했어요."(이지영 연출)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이 비영어권 초연의 막을 한국에서 올렸다.

지난달 18일 개막해 내년 1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놀(NOL)씨어터 대학로에서 이어지는 작품은 펍(pub·영국식 술집)인 '더 정글'을 배경으로 한다. '더 정글'의 바텐더와 8명의 손님은 합창단을 결성해 관객과 호흡하며 노래와 춤을 선보이고, 객석을 향해 각자가 지닌 사연을 털어놓는다.

작품의 국내 협력 연출 이지영은 1일 놀씨어터 대학로에서 취재진에게 "배우들은 각자 맡은 역할에 자기의 실제 모습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이러한 모습에 관객이 몰입하며 무대와 객석의 거리는 좁아진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뚜렷한 극적 서사를 따라가기보다는 '바텐더', '시인(이야기꾼)' 역의 각 배우가 등장해 본인이나 등장인물의 개인적 이야기를 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이지영 연출은 "미국에서 오리지널 공연을 봤을 때 '스토리가 없는데 연결이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어느새 저도 모르게 세포가 눈을 뜨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분명하게 서사 속으로 끌려가지는 않지만, 배우 각자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며 내가 (펍의) 구성원인 듯한 느낌이 드는 게 독특했다"고 말했다.

서사성 대신 작품의 핵심 축이 되는 건 음악과 퍼포먼스, 관객과의 호흡이다. 합창단은 퀸, 건즈 앤 로지스, 시아 등 세계적 가수들의 히트곡을 편곡한 16곡의 넘버를 부른다. 또한 피아노, 기타, 트럼펫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며 펍 전체를 종횡무진하는 군무, 탭댄스 등을 선보인다.

오민영 국내 협력 음악감독은 "오디션 당시 피아노와 기타 실력 등에 중점을 두고 배우를 뽑았으며 역할별로 정해진 음역대 등도 중요하게 봤다"며 "작품에는 밴조, 우쿨렐레 등 다양한 악기가 등장하는데 이를 연주하는 배우들은 사전 연습도 거쳤다"고 전했다.

'하드 맨' 역할의 배우 김도현은 "연습 과정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좋은 악기인지 알 수 있었다"며 "9명의 합창과 하모니가 만들어내는 에너지와 울림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콰이어 오브 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펍 안에 있는 사람 간의 연결'이다.

이를 위해 창작진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어 '모두에게 열린 공간'을 표방했다. 사전 공연에서 배우들은 관객에게 맥주를 따라주며 담소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기도 한다.

공연 중간에도 배우는 객석을 돌아다닐 뿐 아니라 관객을 무대 위로 데리고 나와 음료를 제공하거나 대화하며, 관객은 무대의 일부가 되어 호응하는 등 흥겹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공연은 흘러간다.

이러한 연출에 대해 '보어' 역 배우 강리운은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났을 때 어색하고 불편한 느낌이 들다가도, 조금씩 말을 걸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지 않나"라며 "호의를 믿고 마음을 열어 한 걸음 다가와 주시면 공연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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