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수어통역사 한몸처럼"…접근성 높은 연극 '해리엇'

통역사가 배우 그림자처럼 쫓으며 연기…"둘이 하는데 혼자 연기하는 느낌"
거북이와 원숭이의 동행 그린 동화 각색…오는 26일까지 강동아트센터 무대에

최주성

| 2026-04-17 18:13:47

▲ 접근성 높은 연극 '해리엇' 포스터 [강동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해리엇' 2025년 공연사진 [강동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연극 '해리엇' 2025년 공연사진 해리엇 역할의 배우 문상희(왼쪽)와 '그림자 소리' 역의 배우 김설희 [강동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접근성 높은 연극 '해리엇' 공연사진 [강동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접근성 높은 연극 '해리엇' 공연사진 [강동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연극 '해리엇' 공연사진 [강동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접근성 높은 연극 '해리엇' 포스터 [강동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우와 수어통역사 한몸처럼"…접근성 높은 연극 '해리엇'

통역사가 배우 그림자처럼 쫓으며 연기…"둘이 하는데 혼자 연기하는 느낌"

거북이와 원숭이의 동행 그린 동화 각색…오는 26일까지 강동아트센터 무대에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영화 '아바타'처럼 저와 수어 통역 배우가 연결된 채로 무대에 서는 경험이 특별해요."(배우 홍준기)

강동문화재단의 접근성 높은 연극 '해리엇'에는 배우보다도 분주히 움직이는 수어 통역사들이 출연한다.

작중 '그림자 소리'로 불리는 통역사들은 무대에서 배우의 뒤를 졸졸 쫓으며 음성 대사를 수어로 옮긴다. 실감 나는 표정 연기와 함께 배우가 취하는 몸동작을 따라 하는 순간에는 배우 두 사람이 한 역할을 소화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처럼 배우와 수어 통역사가 한 몸처럼 움직이는 모습은 관객뿐 아니라 무대에 선 배우에게도 색다른 경험이다.

배우 홍준기는 17일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해리엇'은 배우와 수어 통역사가 서로를 예민하게 신경 써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 공연과 다르다"면서 "가끔 분명 둘이 하는데, 나 혼자 연기하고 있는 애매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해리엇'은 '합★체', '푸른 나비의 숲' 등 다수의 무장애 공연을 제작한 김지원 연출가가 한윤섭 작가의 동명 동화를 각색한 작품이다. 동물원에 사는 175세 거북 해리엇과 어린 자바 원숭이 찰리를 주인공으로 동행의 가치를 전한다.

지난해 초연한 작품은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1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하나의 역할을 배우와 그림자 소리가 함께 연기하는 방식으로 공연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인공 해리엇 역은 배우 문상희와 그림자 소리 김설희가, 찰리 역은 배우 홍준기와 그림자 소리 정은혜가 연기한다.

정은혜는 "무대 밖에서 대사를 통역할 때보다 배우와 함께 연기하며 통역하는 작업이 힘들어도 더 재밌다"며 "단순히 대사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와 함께 감정을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진행된 시연에서도 그림자 소리는 배우의 곁에서 움직이며 인물의 감정을 증폭시켰다. 동물원의 다른 원숭이가 찰리를 위협하는 장면에서는 배우와 그림자 소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겁에 질린 모습을 표현하는 모습이었다.

움직임을 담당한 박신별 안무가는 "동물과 그림자 소리가 한 몸일 수 있지만 각자 객체로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안무를 만들었다"며 "그런 부분을 배우들이 잘 소화해주고 잘 표현해주셨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지원 연출은 '해리엇'이 형식과 내용 측면에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림자 소리의 수어 통역과 음성 해설로 장애 여부와 관계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고, 극의 내용 또한 동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어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작품이라고 김 연출은 설명했다.

김 연출은 "접근성이 배려의 차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무대 안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각자 다른 방법으로 공연을 즐기지만, 한 공간에서 같은 이야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접근성 높은 연극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연극이다. 어린이든, 어른이든, (인간이든 동물이든) 종을 넘어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접근성 높은 연극 '해리엇'은 이날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에서 개막해 오는 26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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