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소녀들의 모험극 영화 '산양들'…"생존주의 아내에 영감"

살처분 위기 동물 구출 고3 4인방 이야기…유재욱 감독 두 번째 장편
"어디든 가는 산양에 용기 얻길"…박혜진·이승연·박효은·최수인 출연

박원희

| 2026-07-22 18:56:12

▲ 영화 '산양들'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22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산양들' 기자간담회에서 유재욱 감독(맨 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이외에 배우 박혜진, 이승연, 박효은, 최수인의 모습. 2026.07.22. encounter24@yna.co.kr
▲ 영화 '산양들' 속 장면 [시네마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영화 '산양들' 속 장면 [시네마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영화 '산양들' [시네마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수능을 앞둔 어느 날 고등학교 3학년인 인혜(박혜진 분), 서희(이승연), 정애(박효은), 수민(최수인) 네 소녀가 선생의 부름에 한자리에 모인다.

성격도, 관심사도 제각각이고 같은 반도 아닌 이들의 공통점은 진학 조사에서 백지를 냈다는 것. 원하는 대학과 학과가 없는 네 소녀는 성적도 신통찮다. 선생은 이들을 '특별 관리 대상'으로 삼으며 대입 수시 면접반을 꾸린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사육장이 폐쇄되고 동물들은 살처분된다는 소식이 들린다. 사육장을 열심히 꾸려온 인혜는 동물들을 구하기로 결심한다. 인혜의 구출 작전에 서희, 정애, 수민도 함께하고 이들은 아무도 없는 숲속에 동물과 자신을 위한 안식처를 꾸린다.

"소녀 모험극을 하고 싶었습니다. 외톨이 소녀 4인방이 동물들과 자신들을 위한 안식처를 만드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영화 '산양들'의 유재욱 감독은 22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연 야생의 공간에서 제힘으로 살아보는 게 꿈이었다"며 영화를 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산양들'은 입시를 앞두고 외톨이로 지내던 네 소녀가 동물 구출 작전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라임크라임'으로 2020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KBS독립영화상을 받은 유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유 감독은 생존주의자인 아내의 영향으로 소녀 모험극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생존주의자는 여러 재난에 대비해 각종 장비를 장만하고 사용법을 익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아내는 유 감독과 함께 각본에 이름을 올렸다.

유 감독은 "젊은 여자가 야생에 적응하는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여고생의 우정까지 다루고 싶었다"며 "한국에 소녀 모험극이 없는 것 같아서, 이를 만들고 선점하고픈 욕심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생존주의자라는 특성은 극 중 서희라는 캐릭터에 반영됐다. 서희는 나이프를 갖고 다니며 쓰는 법을 실제 동물들에게 시험해보려 하는 엉뚱한 면모를 보인다.

서희 외에도 동물을 돌보는 데 열성인 인혜, 순진하고 발랄한 정애, 까칠하지만 듬직한 수민 등 소녀들의 뚜렷한 개성과 앙상블이 재미와 웃음을 만들어낸다.

유 감독은 "특별히 제가 연기를 지도하기보다는, 배우들을 믿고 갔다"며 "배우들의 합이 잘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영화 속 소녀들은 미래에 대한 꿈이 없다. 남들과 다르게 대입과 수능에 이들은 매달리지 않는다. 진학 지도 선생에게 소녀들은 답답한 존재지만, 이들은 동물을 구하려는 여정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계에 발을 들인다.

소녀들의 이런 모습은 극 중 이들이 만든 모임 이름이자 영화 제목인 '산양들'에 반영됐다.

유 감독은 "예전 산양보호센터에 갔을 때 산양들이 절벽에서 뛰어다니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소녀들이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이지만, 산양처럼 어디든 갈 수 있는 존재들이다. 그런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네 명의 친구가 길을 내는 모습에 용기와 위로를 받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배우들도 즐거웠던 촬영 현장을 떠올리며 관객들이 즐기는 작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인혜 역의 박혜진은 "'산양들'은 싱그러운 영화"라며 "교훈을 찾기보다는, 귀여운 네 명의 소녀를 같이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희 역의 이승연은 "영화를 촬영할 때 현장이 '셸터'(안식처)라고 느꼈다"며 "영화를 보시면서 극장이 셸터라고 느끼시면 좋겠다"고 했다.

영화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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