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우
| 2022-07-20 18:51:13
죽음보다 고통스럽지만…삶을 향한 의지, 연극 '터칭 더 보이드'
1985년 안데스 산맥 빙벽 사고 소재…산악인 조 심슨 생존 실화
'사생활 논란' 김선호 복귀작…"진심으로 죄송, 더 나은 사람 되겠다"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산을 왜 올라야 하냐고? 산이 거기 있으니까.…왜 생을 살아야 하냐고? 생명이 거기 있으니까."
1985년 페루 안데스 산맥 시울라 그란데 서쪽 빙벽 등정에서 살아 돌아온 영국 산악인 조 심슨의 실화를 통해 삶에 대한 투지를 그려낸 연극 '터칭 더 보이드'가 9월 18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동명의 회고록과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소개됐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2018년 영국에서 먼저 연극으로 만들어졌다.
연극 '킹스 스피치', 뮤지컬 '데스노트', '모래시계' 등을 연출한 연출가 김동연이 연출을 맡아 한국 초연으로 선보인다.
해발 6천 344m 안데스 산맥 빙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소극장 무대에서 구현하기 위해 경사진 무대와 입체 음향 시스템을 활용했다.
김동연 연출은 20일 아트원씨어터에서 열린 시연 및 기자간담회에서 "빙벽을 무대로 구현하기 위해 무대 디자인을 수십번 고치면서 만들어냈다"며 "조가 크레바스에 빠진 상황을 관객이 느낄 수 있도록 연극에선 거의 쓰지 않는 입체 음향 시스템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무대 구현이) 너무 어려워 밤에 조난 당하는 꿈을 꿀 정도였다"는 김동연 연출은 "(그렇지만) 지금 시대를 사는 관객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갖게 하는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주인공 조 심슨은 동료 사이먼 예이츠와 세계 최초로 안데스 산맥 시울라 그란데 정상에 오르지만 하산 중에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하고 홀로 크레바스로 추락한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생을 포기하지 않고 수일에 걸쳐 크레바스 옆으로 기어나온 조의 생존기를 통해 사는 것이 죽음보다도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생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의지를 그려낸다.
이 작품은 지난해 10월 사생활 논란에 휩싸였던 배우 김선호의 논란 이후 첫 복귀작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김선호는 지난해 10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세 배우 K'의 아이를 임신했으나 그의 회유로 임신 중절을 택했다는 글이 올라온 뒤 해당 인물로 지목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제 불찰과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그분께 상처를 줬다"고 사과한 김선호는 당시 고정 출연 중이던 예능 '1박 2일'에서 하차한 데 이어 영화 '도그 데이즈' 출연도 취소됐다.
김선호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해당 논란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좋지 않은 소식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제 부족한 점에 대해 많이 반성했다. 앞으로 더 나아지는 배우이자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많은 분들이 노력하며 이 연극을 만들었는데 제가 누가되는 것 같아 팀원들에게도 죄송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주인공 조 역할을 맡은 김선호는 이 작품을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미 오래전 제안을 받은 작품이고, 영화든 연극이든 좋은 동료들과 같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선택했다"고 밝혔다.
"'산을 왜 오르냐'가 아니라 '왜 오르지 않느냐'고 묻는 대사가 가장 감명 깊었다"고 말한 김선호는 "삶을 다른 관점으로 비추는 작품인 것 같고 그 메시지를 내가 전달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개막한 연극 '터칭 더 보이드'에는 김선호와 함께 배우 신성민, 이휘종이 조 역할로 무대에 오르며 조의 동료 사이먼 역으로는 배우 오정택, 정환이 출연한다.
조난 당한 조의 상상 속에 등장해 살아남으라고 다그치는 누나 새라 역은 배우 이진희와 손지윤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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