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오늘은 까치설, 아치설, 작은설입니다

고형규

| 2025-01-28 05:55:01

▲ 떡국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DB)

[이런말저런글] 오늘은 까치설, 아치설, 작은설입니다

음력으로 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날입니다. 섣달그믐날. 바로 오늘입니다. 설날 하루 전이지요. 이날을 까치설이라고 합니다. 작은설이라고도 하고요. 작은설이야 짐작이 되는데, 까치설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어원이 궁금해졌습니다.

책『우리말 어원 이야기』에서 지은이 조항범은 말합니다. 까치설의 까치는 작음을 뜻하는 '아치'의 변형으로 추정된다고요. 그것은 또한 작음을 뜻하는 형용사 어간 '앛'에서 왔다고 합니다. 크게 보아 앛 → 아치 → 까치의 변천입니다. 아치(설)에서 까치(설)로 변한 것은 지나친 건너뜀일까요? 음상이 비슷한 둘을 언중이 결부한 결과로 보입니다. 지혜와 부지런함을 갖춘 까치(鵲)가 설날이 지향하는 이미지와 맞아떨어졌다는 이유도 제시됩니다.

이 어원을 알았으니 까치고개, 까치밭, 까치산 같은 지명의 비밀도 풀 수 있겠습니다. 고개, 밭, 산이 작은 곳일 가능성이 작지 않습니다. 까치가 들어가 있다고 하여 꺅꺅 대는 까치만 자꾸 떠올려선 곤란합니다.

하루 전을 작은설이니 까치설이니 했으니 설은 큰 대(大) 의미를 살려서 '한설'이라고도 했답니다. 지금은 사라졌다고 하네요. 한편, 함경북도에서는 설 이틀 전에 일가친척들이 미리 모여서 먹고 노는 날을 일컬어 모고지설이라고 했답니다. 이번 연휴에는 27일(어제)이 모고지설, 28일이 까치설(아치설), 29일이 한설입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조항범, 『우리말 어원 이야기』, ㈜위즈덤하우스미디어그룹, 2017

2. 조항범, 함북 방언 '모고지설', '아치설', '한설'의 어원에 대하여 -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237618

3.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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