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경
| 2025-02-06 15:41:57
무기를 통해 현재를 바라보는 작품들…서울대미술관 '무기세'展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서울대미술관은 6일부터 5월 4일까지 무기와 관련된 작품들을 모아 현시대를 바라보는 전시 '무기세'(武器世)를 연다.
전시를 3부로 나눠 국내외 17명 작가 작품 100여점을 소개한다.
1부 '무기화된 일상'에서는 일상의 사물이 무기의 형식으로 표현된 작품을 통해 살생을 위한 무기가 평범한 일상의 한 장면이 된 현실을 조명한다. 허보리는 남성성을 상징하는 넥타이와 양복을 이용해 전차, 총, 고폭탄, 수류탄 등을 만들어 일상을 전쟁터로 비유한다. 1인칭 슈팅 게임 같은 배경에 탄피가 떨어지는 총소리가 시계 알람 소리와 겹쳐 긴장감을 더하는 안성석의 비디오 작업 '꺼지지 않는 알람 소리'는 무고하게 희생된 군인을 기린다.
2부 '스펙터클로서의 무기'에서는 뉴스나 영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미디어에서 만연한 무기의 스펙터클성을 다룬 작가와 작품을 선보인다. 꽃으로 위장한 군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이용백의 '엔젤-솔저' 시리즈, 스테인리스 스틸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향해 실탄을 쏘아 만든 최재훈의 '나의 역사적 상처' 연작,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장대하게 항공모함이나 전투기를 그린 권기동의 그림 등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3부에서는 '무기, 낮익은 미래'라는 주제로 무기로 인해 파괴된 땅과 고통받는 생명을 다룬다. 오랜 내전에 고통받았던 과테말라 출신의 작가 레지나 호세 갈린도가 독일의 주력 군사수출품인 레오파르트 탱크로부터 전력 질주해 도망치는 모습을 담은 퍼포먼스 영상은 소위 선진국의 방위 산업이 과테말라 같은 나라의 내전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어린아이와 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아버지가 머리에 무언가를 이고 일렬로 걸어가는 모습을 표현한 오제성의 작업 '조각에 대한 기억'은 전쟁과 군사독재, 민주화를 겪은 한국의 세대를 조각으로 연결한다.
이 밖에도 강용석, 강홍구, 노영훈, 밈모, 박진영, 방병상, 방정아, 투안 앤드류 응우옌, 폴 샴브룸, 하태범 작품이 나왔다. 전시는 5월 4일까지. 무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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