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
| 2022-12-16 13:00:00
충무공 유적 지키는 데 힘 보탠 '성금 기탁자' 후손 한자리에
문화재청, 후손 31명·단체 12곳 등 찾아 초청 행사…감사패 수여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일제강점기 시절 충무공 이순신(1545∼1598) 유적을 지키기 위해 힘을 보탰던 '민족 성금' 기탁자의 후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는 16일 충남 아산시 현충사 교육관에서 '이충무공 유적 보존 민족 성금 후손 찾기 운동'을 통해 확인한 성금 기탁자의 후손 31명과 단체 12곳을 초청해 기념행사를 열었다.
충남 아산에 있는 이순신 장군의 묘소는 국내외 동포가 힘을 모아 지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31년 5월 묘소와 위토(位土·문중에서 조상의 제사 경비 마련을 위해 농사짓는 땅)가 경매로 팔릴 위기에 처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관심이 쏠리며 성금이 모였다.
이듬해 3월까지 국내외 2만여 명과 400여 단체가 모금에 동참했으며, 당시 화폐가치 기준으로 1만6천21원30전이 모였다.
성금은 1868년 흥선대원군이 내린 서원 철폐령으로 사라진 현충사를 1932년 중건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편지와 기록물 등은 '일제강점기 이충무공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및 자료'라는 명칭으로 지난 8월 국가등록문화재에 올랐다.
현충사관리소는 올해 6월부터 기탁자 후손 찾기에 나서 후손 31명과 관련 단체 12곳을 확인했다.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과 함께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독립운동 활동을 했던 고(故) 문일민 씨의 후손 문현아 씨는 "이번 기회에 잃어가던 할아버지의 흔적을 찾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충북 괴산군에서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대성사 양주장의 유기옥 씨는 "할아버지가 경영하시던 대성사 양주장 이름으로 성금 기부 내용을 알게 돼 마치 가업의 뿌리를 찾은 것 같다"고 밝혔다.
대구상원고, 인천 박문초 등의 교육기관에서도 민족성금 참여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화재청은 이날 행사에서 성금 기탁자 후손과 단체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최응천 문화재청장 명의로 된 감사패와 문화유산국민신탁 명예 회원 카드 등을 전달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스스로 단련하고 희생하면서 국난을 극복했던 충무공의 정신과 일제강점기에도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켜내고자 모금에 동참한 우리 선조들의 정신이 계승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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