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무대로 돌아온 전미도 "니나의 새로운 맥락 발견해"

"갈등·욕망에 고통까지 더해"…깊어진 서사로 짚어낸 내면 연기
김정 연출 "구도·몸짓에 본능·욕망 담아"…31일까지 티켓링크 1975씨어터

조윤희

| 2026-08-12 18:19:32

▲ 열연하는 전미도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2일 서울 광진구 티켓링크1975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갈매기' 언론공개회에서 니나 역을 맡은 배우 전미도가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2026.8.12 scape@yna.co.kr
▲ 연극 '갈매기' 시연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2일 서울 광진구 티켓링크1975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갈매기' 언론공개회에서 니나 역을 맡은 배우 전미도가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2026.8.12 scape@yna.co.kr
▲ '갈매기' 연출한 김정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2일 서울 광진구 티켓링크1975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갈매기' 언론공개회에서 김정 연출가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8.12 scape@yna.co.kr
▲ 15년 만에 돌아온 연극 '갈매기'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2일 서울 광진구 티켓링크1975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갈매기' 언론공개회에서 출연진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2026.8.12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무대 위에 선 배우 전미도의 눈빛에는 여전히 배우를 꿈꾸는 소녀 니나의 순수함과 그 뒤에 숨겨진 깊은 욕망이 함께 일렁였다.

12일 서울 광진구 티켓링크 1975 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갈매기' 프레스콜 현장에서는 2011년 초연 이후 15년 만에 다시 '니나'로 돌아온 전미도의 한층 무거워진 감정선과 섬세한 연기를 만날 수 있었다.

지난 9일 개막한 이번 공연은 극단 맨씨어터가 1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대표작이다.

전미도에게는 2018년 연극 '오슬로' 이후 8년 만의 연극 무대 복귀작이자, 배우로서 첫발을 내딛던 시기 만났던 캐릭터와 재회하는 특별한 무대다.

이날 시연된 1·2막에서 전미도가 연기한 니나는 단순히 순진무구한 시골 소녀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연인 뜨레쁠레프의 희곡 무대에 오르는 연기 지망생의 순수함과 성공한 작가 뜨리고린을 남몰래 동경하는 갈등과 불안의 정서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15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니나를 만난 전미도는 한층 깊어진 서사로 인물의 내면을 짚어냈다. 화려한 배우의 삶을 꿈꾸는 니나는 연인 뜨레쁠레프를 버리고 뜨리고린을 선택하지만, 끝내 그에게 버림받고 파멸로 내몰리는 인물이다.

전미도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나이가 많아 고사했지만, 15년 전에는 몰랐던 니나의 맥락들이 대본에서 새로 읽혔다"며 "그때는 순수하게 배우를 꿈꾸는 깨끗함과 생경함을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그 밑에 깔린 갈등과 욕망, 두려움, 그리고 후반부의 풍성하고 깊은 고통까지 그려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무대는 고전의 틀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인물들의 관계성과 몸짓을 시각적으로 또렷하게 드러낸 김정 연출의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였다.

김 연출은 "15년 전 초연을 관람할 당시만 해도 제가 (연출을) 할 줄은 몰랐다"며 "워낙 많은 '갈매기' 작품들이 올라오다 보니 지금, 이 시점에 왜 다시 '갈매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대본을 들여다보면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연출가로서 작품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만 집중하게 됐다"며 "원작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대사 너머에 존재하는 인물들의 본능과 욕망을 말뿐만 아니라 무대 위 구도와 신체 표현으로 구현해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갈매기'가 1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데에는 초연을 함께 한 베테랑 배우들이 보여준 작품과 극단 맨씨어터를 향한 남다른 애정과 탄탄한 호흡이 큰 바탕이 됐다.

극단 맨씨어터의 대표이자 배우로서 '아르까지나' 역을 맡은 우현주는 "전미도 배우의 미모와 연기력이 절정일 때 꼭 '갈매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작품에선 주연을 맡으시는 배우들이 선뜻 조연까지 허락하며 힘을 더해줬고, 연출의 깊이 있는 해석이 더해져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전미도 역시 "저희 극단이 아니었다면 니나로 출연하지 않았을 것 같다"며 "정말 용기를 내서 극단과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합류하게 됐다"고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초연 당시 뜨리고린을 연기했던 박호산은 이번 무대에서 의사 '도른' 역으로 변신해 극에 무게감과 유쾌함을 더했다.

박호산은 "도른 역할은 별도로 분석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내 몸에 딱 맞는 옷 같아서 아주 즐겁게 연기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작품은 오는 31일까지 티켓링크 1975 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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