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 많던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전시 주제는 '나선'

내달 20일 개막…"혼란스러운 상황과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 표현"
김윤철 신작 3점 등 설치작품 7점 전시…3개 소주제로 구성

강종훈

| 2022-03-29 18:11:33

▲ 김윤철 '채도 V'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미술전 한국관 전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영철 예술감독(오른쪽)이 전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나선'을 주제로 김윤철 작가가 대표작가로 참여하는 이 전시는 4월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막식을 갖는다. 2022.3.29
▲ 김윤철 '백 개의 눈을 가진 거인-부풀은 태양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잡음 많던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전시 주제는 '나선'

내달 20일 개막…"혼란스러운 상황과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 표현"

김윤철 신작 3점 등 설치작품 7점 전시…3개 소주제로 구성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제59회 베네치아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이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연다.

미술평론가 이영철 전 계원예대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고 김윤철이 대표 작가로 참여하는 한국관은 다음 달 20일(현지시간) 오후 4시30분 개막한다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9일 밝혔다.

올해 미술전은 4월 23일부터 11월 27일까지 이탈리아 베네치아 카스텔로 자르디니공원과 아르세날레 전시장 등에서 개최된다. 공식 개막에 앞서 프리뷰 전시가 20일 시작된다.

세계 최고 권위의 미술 축제 베네치아비엔날레는 본전시와 국가관 전시로 구성된다. 올해 81개국이 참가하는 국가관 전시는 '미술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이번 한국관 전시 주제는 '나선'(Gyre)으로 최종 결정됐다. 팬데믹 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황과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를 표현한다.

김윤철의 신작 3점을 포함해 설치작품 총 7점을 소개한다. 작가는 마치 살아 호흡하고 움직이는 것 같은 작품을 통해 사물, 자연,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를 재조명한다.

'채도Ⅴ'는 8m 크기의 움직이는 대형 설치작품이다. 일렬로 풀면 길이가 50m에 이르는 금속성 구조물이 매듭처럼 꼬여 있다.

'백 개의 눈을 가진 거인-부풀은 태양들'은 우주 입자가 지구 대기권에 충돌할 때 생성되는 뮤온 입자를 실시간 검출하고, 그 신호를 다른 키네틱 작품에 보냄으로써 움직임을 촉발한다.

전시는 '부풀은 태양', '신경(신이 다니는 길)', '거대한 바깥' 등 세 가지 소주제로 구성된다.

29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윤철 작가는 "생과 사의 무한한 순환 속에서 세계와 물질은 끊임없이 소용돌이친다"며 "기본적으로 계속 유동하고 흐르는 것, 변화하는 것, 에너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영철 예술감독은 "김윤철 작가의 작품은 전문가들도 바로 이해하지 못한다. 기존 지식과 예술에 대한 선입견을 뒤바꾼다"며 "전시는 명확한 서사나 설명을 거부한다"고 소개했다.

올해 한국관 전시는 준비 과정이 순탄치 못했다. 지난해 예술감독 선정부터 불공정 논란이 일어 재심사를 거쳤다. 우여곡절 끝에 예술감독이 선임된 후에도 문제가 계속됐다. 제작비 미지급 등으로 감독과 작가 간의 갈등이 불거졌고, 예술감독 해촉이 논의되기도 했다.

예술감독 교체 없이 전시가 막을 올리게 됐지만, 갈등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난맥상이 노출됐다.

이영철 예술감독은 "커미셔너가 따로 있는 한국관 운영방식을 잘 몰랐다. 제한된 예산과 시간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가 너무 어려웠다"며 "커미셔너인 문화예술위원회가 많은 책임을 가진다. 어떻게 보면 나는 갑이 아니고 을인 입장"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김윤철 작가는 "그동안 많은 문제가 있었고 아직 정리되지 않았지만, 일단 전시는 올려야 했다"며 "예술감독님이 사과도 했지만 국가 기관과 예술감독, 창작자 간 충돌이 있었다. 이번 일이 전화위복이 돼 예술인이 보호받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 관계자는 "심려를 끼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관 운영을 개선하려고 준비 중이며, 다음 비엔날레 건축전부터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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