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사 터 쌍사자 석등, 국립중앙박물관 떠나 '고향' 돌아간다

국가유산청·국립중앙박물관·여주시, 석등 이전 사업 본격 추진
1958년 서울로 와 '타향살이'…현장 정비·보존 처리 이후 이전

김예나

| 2026-09-09 09:35:30

▲ 보물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 2016년 촬영한 사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리 건판 자료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리 건판 자료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 뒷면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 이전 위치 붉은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이전할 지점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사적 '여주 고달사지'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웅크려 앉은 두 마리 사자가 부처의 가르침과 진리의 빛을 지켜온 보물 석등이 고향으로 돌아간다.

국가유산청과 국립중앙박물관, 여주시는 보물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을 본래 자리인 경기 여주시 고달사 터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은 고려 초기인 10세기경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고달사는 신라 경덕왕(재위 742∼765)이 왕위에 있던 764년 처음 세워졌다고 전하는 사찰로, 고려시대에는 왕들의 보호를 받아 큰 절로 여겨졌다고 한다.

쌍사자 석등은 통일신라 시기부터 등장하는데, 고달사지 석등은 사자가 앞발을 들어 받침돌을 직접 받치는 일반적인 모습과 달리 웅크려 앉아있는 점이 특징이다.

고려의 창의적인 조형미가 돋보이는 점을 인정받아 1963년 보물로 지정됐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정원에 있는 석등은 오랜 기간 타향살이를 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석등은 고달사 터에 넘어진 채로 발견됐고 마을 주민이 수습해 보관하다가 1958년 서울 종로구에 있던 동원예식장 뒤뜰로 옮겨졌다.

이듬해인 1959년 경복궁 경회루 앞으로 자리를 옮긴 석등은 2003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또 터를 옮겨 박물관 소장품으로 관리됐다.

국가유산청과 박물관, 여주시는 오랜 기간 석등의 '제자리 찾기'를 논의해왔다.

박물관 측은 석등의 출토지가 분명하고, 원래 있었던 고달사 터가 1993년 국가지정문화유산인 사적으로 지정돼 관리 중인 점을 고려해 석등 이전에 동의했다.

다만, 석등을 언제 옮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가유산청과 국립중앙박물관, 여주시 등은 석등이 설치될 자리 주변을 정비한 뒤, 유물을 안전하게 옮기고 관람로와 안내판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마친 상태"라며 "현장을 정비하고 보존 처리 작업을 마친 뒤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그간의 조사·분석 내용을 토대로 보고서도 발간할 계획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문화유산의 맥락을 찾는 뜻깊은 일이지만, 동시에 박물관의 보호·관리에서 벗어나 다양한 환경 변화에 마주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유 관장은 "(석등의) 관리 이관 이후 국가유산청과 여주시가 유물의 보존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유물의 안전을 당부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최근 소장한 문화유산의 '제자리 찾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국가유산위원회는 올해 7월 열린 회의에서 보물 '원주 거돈사지 원공국사탑' 이전을 위한 세부 계획과 이전 예정 지역의 정비 사업을 심의해 가결했다.

거돈사 터에 남아 있었던 사리탑은 원공국사의 행적을 기록한 탑비(보물 '원주 거돈사지 원공국사탑비')와 함께 1025년 무렵 거돈사에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원공국사탑은 일제강점기에 어느 일본인의 집에 소장돼 있다가 1948년 경복궁으로 옮겨졌으며,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옮기면서 함께 이동했다.

이에 앞서 국립중앙박물관은 통일신라시대 절터인 경주 인왕동 사지의 동·서 탑을 복원하는 데 필요한 주요 부재인 상층기단 면석을 이관하기로 한 상태다.

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 소장품을 원래 위치로 이관하는 부분과 관련해선 문화유산의 안전과 관리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리 주체가 국가 또는 지자체로 명확하고, 전시 및 관리 안전이 담보되며 본래 용도와 기능에 맞춰 원형 그대로 이전하는 등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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