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혜
| 2026-04-06 18:09:46
하지원 "추상아 역할에 깊이 몰입…거식증 같이 올 정도였죠"
ENA 드라마 '클라이맥스'서 추락한 톱스타 추상아 열연
선과 악 넘나든 복합적인 감정 연기…"생존 위한 선택"
나나와의 동성 키스신 화제…"모니터보며 잘 어울린다 생각"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촬영 기간 추상아 역할에 깊이 빠져들었어요. 추상아가 거식증처럼 음식을 못 먹는 순간이 있었는데, 실제로 저도 그 기간에 음식을 못 먹을 정도로 힘들었죠."
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만난 배우 하지원은 ENA 월화드라마 '클라이맥스'에서 주인공 추상아를 연기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하지원은 "감독님이 추상아에게서 평상시 '하지원'의 말투나 웃음이 나오는 걸 극도로 경계하셨다. 모니터링을 하다가 조금이라도 제 본 모습 이 보이면 무조건 다시 찍었다"며 "추상아가 워낙 어려운 캐릭터이고 그가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변화를 저도 같이 겪다 보니, 작품을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고 돌아봤다.
'클라이맥스'는 권력의 정점을 향해 질주하는 검사 방태섭(주지훈 분)과 그의 아내 추상아(하지원)의 치열한 생존 과정을 통해 정·재계, 연예계의 어두운 이면과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파헤치는 스릴러 드라마다.
극 중 하지원은 화려한 정상의 삶을 살다 추락한 톱배우 추상아 역을 맡아 선과 악을 넘나드는 복합적인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데뷔 30년 차에 또 한 번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저희 엄마도 드라마 속 제 표정을 보며 무섭다고 얘기하고, 친구들은 농담 삼아 '지원이가 화날 일 안 만들어서 다행'이라고 했다"고 주변 반응을 전했다.
추상아의 날 선 예민함을 표현하기 위한 육체적, 정신적 고충도 만만치 않았다. 얇은 슬립 드레스를 소화하기 위해 평소 몸무게에서 5㎏을 감량했다는 그는 "워낙 근육이 잘 붙는 체질이라 걷지도 않고 스트레칭만 하며 근육을 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과거 연예계를 뜨겁게 달궜던 스폰서 이슈, 동성애 등 자극적이거나 높은 수위의 소재를 다뤄야 했다.
하지원은 "(구체적인 사건보단) 권력을 향한 욕망이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선택을 하게 만드는지, 각 인물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집중하려고 했다"며 "동성애 연기 역시 단순히 '동성'이라는 틀보다는 추상아라는 불안정한 존재가 상대방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더 초점을 맞추려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화제가 된 장면은 극 중 황정원 역할을 맡은 배우 나나와의 동성 키스 장면이었다.
하지원은 "나나 씨가 워낙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편이라 키스신도 무리 없이 찍을 수 있었다"며 "상아와 정원이 서로 잘 어울릴까 싶었는데, 모니터를 보니 그림이 너무 잘 어울렸다"고 돌아봤다.
그는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 자신의 경호원이던 박재상(이가섭)에게 거짓 사랑을 고백하며, 소속사 대표 오광재(서현우)에 대한 살인을 사주하는 장면을 꼽았다.
"박재상도 속이고, 시청자도 속여야 해서 이 장면이 정말 힘들었어요. 상아의 속내가 시청자에게 드러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아침 동이 틀 때까지 수차례 반복해가며 찍었죠. 정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끝까지 물고 늘어졌어요."
하지원은 추상아의 행동을 선악으로 구분 짓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그는 "제가 분석한 추상아는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도, 점점 변해가는 것도 모두 '생존'이라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추상아의 대사 중 '나는 시들어가는 것보다 부서지는 게 나아'라는 말이 그를 완벽하게 설명해 준다고 생각해요. 때론 대본을 보면서 잔인하다고 느껴진 순간도 있었지만, 그가 하는 선택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했죠."
하지원은 극 중 상대역이었던 주지훈과의 연기 호흡도 자랑했다.
그는 "이번 작품으로 지훈씨와 처음 만났는데, 서로 호흡이 너무 잘맞았다"며 "몸으로 싸우는 어려운 액션 장면도 있었는데, 리허설도 없이 몇 테이크 만에 찍었다"고 했다.
다만 극 중 방태섭과 추상아의 관계에 대해선 "사랑보다는 서로의 이해관계와 욕망 때문에 결혼하게 된 관계"라며 "방태섭과 추상아의 사랑을 기대하는 팬들도 있으신데, 다음 작품에서 주지훈과 다시 (로맨스를 연기할)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웃음 지었다.
내주 종영을 앞둔 '클라이맥스'에 대해 하지원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매 신이 클라이맥스처럼 팽팽하게 흘러가니,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면서 "특히 후반부에 이양미(차주영)와 말로만 칼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있는데 굉장히 재미있다. 기대하셔도 좋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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