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백서' 송제영 PD "결혼 준비 커플에게 예방주사 됐길"

회당 30분 분량 12부작 미드폼…"주인공 중심으로 이야기 빠르게 전개"

강애란

| 2022-06-20 18:04:48

▲ 송제영 PD [카카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카카오TV '결혼백서' [카카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송제영 PD [카카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결혼백서' 송제영 PD "결혼 준비 커플에게 예방주사 됐길"

회당 30분 분량 12부작 미드폼…"주인공 중심으로 이야기 빠르게 전개"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김우진 인턴기자 = 상견례 자리에서 양가 어머니들은 별것 아닌 일에 팽팽하게 신경전을 벌이고, 간소하게 하자던 예물·예단은 막상 구색을 갖추자니 가격대가 올라가고 서로에게 부담이 된다.

최근 종영한 카카오TV 드라마 '결혼백서'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상견례, 예물, 혼수, 웨딩촬영 등 결혼식장에 입장하기 전까지 겪어야 하는 수많은 일들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연출을 맡은 송제영 PD는 20일 화상 인터뷰에서 "작년에 제가 결혼을 하면서 겪었던 일, 주변 지인들의 결혼식을 참고했다"며 "최대한 현실을 많이 반영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사가) 극적으로 부각될 수 있게 예물이나 함 등 예전의 결혼 형태(문화)도 참고했고, 브라이덜 샤워 같은 요즘 결혼 형태도 반영했다"며 "결혼은 둘이 아니라 가족과 가족이 만나는 건데, 이걸 너무 쉽게 풀기보다는 굴곡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드라마 속 예비 신랑 서준형(이진욱 분)과 예비 신부 김나은(이연희)은 결혼을 준비하며 사사건건 의견 차이로 부딪히고 계속 반복되는 감정싸움에 조금씩 지쳐간다.

서준형의 엄마 박미숙(윤유선)은 예비 며느리를 딸처럼 예뻐하고 싶은데 같이 혼수를 보러 가서는 잔소리꾼이 되고 상황이 원치 않게 흘러간다. 딸이 마음고생 하는 걸 보고 있는 김나은의 엄마 이달영(김미경) 역시 사돈이 될 박미숙에게 가시 돋친 말로 결국 싸움을 만든다.

송 PD는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드라마보다 훨씬 힘들거나 고통스러운 부분도 있고, 이보다 쉽고 편한 부분도 있을 텐데 사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 같다"며 "기혼자분들에게는 '그땐 그랬지'라는 공감을 주고,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예방 주사 같은 작품이 됐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두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 그 둘이 잘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요즘 시대는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하지만, 기혼자로서 결혼은 해볼 만한 것, 좋은 것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드라마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어깃장을 부리던 양가 부모는 자식들을 생각해 한발씩 양보해 화해하고, 서준형과 김나은도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해나간다.

송 PD는 "교과서적이지만 그래도 따뜻한 드라마로 만들고 싶었다"며 "사람과 사람이 만나 양보하고, 화해하고, 배려하고 좋은 가족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그런 결론(해피엔딩)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결혼백서'는 1회당 30분 분량의 미드폼 드라마다. 송 PD의 전작 '연애혁명'도 30분 내외의 미드폼이었다.

송 PD는 "짧은 시간 안에 전달해야 할 이야기를 빠르고 압축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이 많았다"며 "주변 이야기를 줄이고 주인공 위주로 두 사람(서준형과 김나은)의 이야기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주변 인물들의 서사를 전부 녹여내지 못하는 만큼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서도 공을 들였다고 했다.

서준형의 친구 장민우(송진우), 김나은의 친한 언니로 이혼한 전력이 있는 최희선(황승언), 연애하고 싶어하는 후배 이수연(김주연)은 각자의 입장에서 예비 신랑·신부의 감정을 대변하며 감초 역할을 했다.

극 중 장민우의 대사에는 욕설이 섞여 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 불편하다는 지적에 대해 송 PD는 "친한 남자들끼리 얘기하면서 툭툭 내뱉는 거친 말을 현실적으로 담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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