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 최인식·김기훈 "무대 함께해 행복…바그너 매력 전할것"

내달 8일 바그너 대작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콘서트 출연
한 스승 밑에서 걸은 성악의 길…"영감과 노하우 주고받아"

권지현

| 2026-07-23 18:02:44

▲ 성악가 김기훈(왼쪽)과 최인식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성악가 최인식(왼쪽)과 김기훈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성악가 최인식(왼쪽)과 김기훈 [아트앤아티스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인식 형은 노래도 노래지만 연기를 정말 잘해요. 언제나 영감을 주는 형이자 한 번쯤은 이겨 보고 싶은 사람이죠."(김기훈)

"기훈이는 성량도 큰데, 잘 들으면 노래가 굉장히 섬세해요. 둘이 자주 시간을 보냈는데 연습실에서 노하우를 물어보곤 했죠."(최인식)

성악가 최인식과 김기훈은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오랜 동료로서 서로의 장점을 칭찬했다.

둘은 다음 달 8일 서울 예술의전당, 14일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에 출연한다.

니벨룽의 반지 전막 초연 15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 공연은 15시간에 이르는 4부작의 주요 장면을 4시간으로 압축해 콘서트 형식으로 보여준다.

최인식은 신들의 왕인 보탄과 방랑자 역을 겸한다. 김기훈은 천둥의 신 도너, 인간 왕족 군터를 연기한다.

두 사람이 같은 오페라에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인연은 오래됐다. 최인식은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09학번, 김기훈은 10학번으로 모두 김관동 교수를 사사했다. 최인식은 "기훈이와 학교를 계속 함께 다녔다. 군대 '맞선임' 격"이라며 웃음 지었다.

"저한테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기훈이 얘기를 늘 할 정도로, 후배지만 존경하는 부분이 많아요. 둘이 진지한 무대를 꾸밀 걸 생각하니 재미있기도 하고 행복하네요."(최인식)

김기훈은 최인식의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 감명받았다고 했다. 그는 "부끄럽지만 신입생 시절 음악을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인식이 형이 음악에 진심인 것을 보고 '나도 저런 자세로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게 됐다"고 회상했다.

함께 출연해 더욱 행복하다는 이들은 다가올 니벨룽의 반지 공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기훈은 "바그너의 오페라에 대해 막연하게 '길고 지루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막상 음악을 접하니 바로 매료됐다"며 "특히 음악이 웅장해서 좋아하는데, 경험해보니 왜 여기저기서 바그너 작품을 올리고 싶어 하는지 알겠더라"고 말했다.

둘은 각기 다른 공연장에서 니벨룽의 반지 무대에 오른 경력이 있다.

2015년부터 독일 쾰른 오페라 극장의 전속 솔리스트로 활동 중인 최인식은 쾰른에서 보탄, 난쟁이 알베리히 역할로 4부작에 모두 출연했다.

김기훈은 올해 초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에 도너 역으로 출연해 베를린 필하모닉과 함께 니벨룽의 반지 중 1부 '라인의 황금'을 공연했다.

최근 페스티벌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김기훈은 "오페라에서 가수들이 손짓, 발짓으로 연기하지 않아도 온전히 음악에 집중한다면 관객도 몰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바그너 음악을 계속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되는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쾰른에서 4부를 모두 공연해본 최인식은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가수의 시너지가 중요한 작품"이라며 "노래의 온도나 지휘자의 조율을 신경 쓰며 노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인식은 이번 하이라이트 공연에서 가장 기대되는 부분으로 '보탄의 작별'을 부르는 장면을 꼽았다.

보탄은 신들의 우두머리로서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사랑하는 딸 브륀힐데의 신 자격을 박탈하며 이 아리아를 부르는데, 비장함이 드러나는 명장면으로 통한다.

최인식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보탄을 연기하는 것인데, 30년 뒤쯤 다시 이 노래를 불러 보고 나중에 제 접근과 해석이 어땠는지 돌아보고 싶다"고 했다.

김기훈은 "군터가 지크프리트와 의형제를 맺었다가 결국 배신당하고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부르는 삼중창이 백미"라며 "정말로 군터가 됐다고 생각하고 캐릭터에 몰입해 노래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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