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고전 창극에 클래식·국악 융합…국립극장 새시즌 75편 공연

여성 주역 '오이디푸스'·신구 안무가의 '시나위'·음악극 '옹옹옹' 등
"전통의 동시대성 조명…새 극장장 임명되면 미비점 보완"

조윤희

| 2026-07-08 17:54:13

▲ 2026-2027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발표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김석일 국립극장장 직무대리(왼쪽부터), 홍석원 지휘자, 채치성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장, 배진호 안무가, 김종덕 국립무용단 단장, 유은선 국립창극단 단장, 강훈구 연출가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2027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하고 있다. 2026.7.8 ryousanta@yna.co.kr
▲ 인사말하는 유은선 국립창극단 단장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유은선 국립창극단 단장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2027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7.8 ryousanta@yna.co.kr
▲ 인사말하는 김종덕 국립무용단 단장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김종덕 국립무용단 단장이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2027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7.8 ryousanta@yna.co.kr
▲ 인사말하는 채치성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장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채치성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장이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2027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7.8 ryousanta@yna.co.kr
▲ 질문에 답하는 강훈구 연출가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강훈구 연출가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2027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하고 있다. 2026.7.8 ryousanta@yna.co.kr

서양고전 창극에 클래식·국악 융합…국립극장 새시즌 75편 공연

여성 주역 '오이디푸스'·신구 안무가의 '시나위'·음악극 '옹옹옹' 등

"전통의 동시대성 조명…새 극장장 임명되면 미비점 보완"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국립창극단의 여성 주역 비극부터 국립무용단의 세대를 아우르는 창작 춤판까지, 국립극장 전속 단체들이 각 장르의 색채를 지키면서도 경계를 허무는 신작들을 쏟아낸다.

국립극장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 21일부터 내년 6월 27일까지 선보일 2026-2027 레퍼토리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새 시즌에는 신작 19편, 레퍼토리 12편, 상설공연 14편, 해외초청 2편 등 총 75편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장은 2012년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했으며 올해 15번째 시즌을 맞았다.

김석일 국립극장장 직무대리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전통의 울림'이란 주제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 발전 등으로 예술을 창작하고 향유하는 방식이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전통 기반 공연예술이 지닌 본질적 가치와 동시대적 가능성을 함께 조명하고자 했다"며 지난 15년간 축적된 레퍼토리 시즌제의 역량을 바탕으로 전통 예술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시즌에서 각 전속단체는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혁신과 장르 간 융합 등을 시도하는 신작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립창극단은 서양 고전과 판소리 고전을 오늘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두 편의 신작을 선보인다.

오는 11월 26일 무대에 오르는 신작 '오이디푸스'는 오이디푸스를 여성으로 설정해 비극의 내면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

유은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겸 단장은 "고전은 시대가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는 인간의 감정과 질문을 품고 있다"며 "이를 판소리의 음악성과 창극의 무대 언어로 다시 풀어내 오늘의 관객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6월에는 지난해 창극 '심청'으로 화제를 모았던 요나 김 연출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사랑과 인간관계를 조명하는 신작 '춘향'을 무대에 올린다.

내년 창단 65주년을 맞는 국립무용단은 '시대와 세대를 잇는다'는 방향성 아래 전통의 원형과 동시대성의 조화를 꾀한다. 대표작으로는 10월 8일 개막하는 '더블빌: 시나위'가 있다.

'더블빌: 시나위'는 한국 창작춤의 거장 배정혜와 차세대 안무가 배진호가 참여하는 신작이다.

배진호 안무가는 작품에서 선보일 자신의 안무 '아라'에 대해 "아리랑 속에 담긴 민족의 대표적 감정인 한과 애를 오롯이 몸의 재료와 호흡으로 표현해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겸 단장은 "선후배 세대의 연륜과 혁신적인 몸의 기억을 전통 안에서 어떻게 감각적으로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국악관현악의 역사적 흐름을 조명하는 동시에 서양 클래식 지휘자와의 신선한 협업을 시도한다.

채치성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겸 단장은 4개의 관현악시리즈 중 9월 18일 무대에 오르는 '협연의 연대기'를 꼽으며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전통음악을 소재로 한 창작 음악 발전사와 관현악 발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중요한 무대"라고 설명했다.

클래식 지휘자 홍석원과 함께 11월 25일 선보이는 두 번째 관현악시리즈 '2026 디스커버리'도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국립극장 '광복 8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호흡을 맞춘 후 다시 국악관현악 지휘에 도전하는 홍석원은 "서양 음악과 우리 전통 음악을 융합시켜 새로운 장르적 혁신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극장 기획 공연으로 마련된 무장애(Barrier-free) 음악극 '옹옹옹'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백상예술대상 '젊은 연극상'을 차지한 강훈구 연출이 판소리계 고전 소설 '옹고집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9월 3일 관객과 만난다.

강 연출은 "가짜와 진짜 사이에서 일어나는 코미디에 집중하며 진짜 삶의 의미를 묻는 유쾌한 극"이라며 "전통 마당극으로 시작해 현대적 음악과 결합하며 형식을 깨뜨리는 시도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지난 3월 박인건 전 국립극장장 퇴임 이후 극장장 공석으로 인한 시즌 준비의 미진함과 보수적 라인업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석일 직무대리는 "행정을 하는 사람으로서 공연 예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안정적이고 보수적이란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국립창극단의 '귀토'나 국립무용단의 '향연' 등 검증된 대표 레퍼토리들이 축적됐기에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새 극장장이 임명되면 미비한 점을 적극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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