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
| 2022-05-04 17:42:12
[신간] 애쓰지 않아도·SF의 유령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 애쓰지 않아도 = 최은영 글. 김세희 그림.
2013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최은영 작가의 신작 소설집이다. 13편의 짧은 소설과 원고지 100매가량의 단편 소설이 수록됐다.
표제작은 서툴고 미숙했던 고교 시절, 친구를 동경하던 때의 정서를 세밀하게 담아낸다. 친구와 비밀을 공유하며 가까워졌다고 느끼지만 배신을 당한 화자는 상처를 딛고 담담해진 현재를 마주한다.
"그때 우리는 사랑과 증오를, 선망과 열등감을, 순간과 영원을 얼마든지 뒤바꿔 느끼곤 했으니까."
작품에선 아동과 동물에 대한 폭력을 바라보는 작가의 단호한 태도도 엿보인다.
고기를 먹지 못한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에서 비롯한 이야기인 '호시절', 병아리가 닭이 될 때까지 키우며 고기를 먹는 데 반감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인 '안녕, 꾸꾸' 등이다.
'우리가 그네를 타며 나눴던 말'에선 약하고 고통받는 존재에 대한 애정이 엿보인다.
마음산책. 232쪽. 1만4천500원.
▲ SF의 유령 =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박세형 옮김.
라틴 아메리카 작가 로베르트 볼라뇨가 2003년 5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뒤 출간된 작품이다.
볼라뇨는 이 소설에서 과학소설(SF) 작가를 꿈꾸는 멕시코시티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1970년대 초 두 젊은 시인인 레모와 한은 칠레의 혼란한 정치적 상황을 피해 멕시코시티로 흘러 들어간다.
레모는 멕시코시티를 휩쓴 급작스러운 문학 붐 현상의 배후를 쫓고, 한은 옥탑방에 틀어박혀 SF 소설을 쓰고 유명 SF 작가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SF에 대한 볼라뇨 작가의 관심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열린책들. 264쪽. 1만5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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