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 2022-03-08 17:43:12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울진 산불'…17세기에 두 차례 언급돼
(울진=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지난 4일 경북 울진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닷새째 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선왕조실록에도 울진 관련 산불이 2차례 기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종 13년(1672년) 4월 5일 기록에는 양양·강릉·삼척·울진 등 4개 고을에 산불이 났다고 돼 있다.
당시 네 고을은 '원양도(道)'에 속해 있었다.
실록은 "네 고을에 산불이 거세게 번지는 통에 하루 사이에 불이 번져 타버린 민가가 1천900여 채나 됐다"고 전한다.
또 강릉 우계창(羽溪倉·환곡 창고)과 삼척의 군기고(무기 창고)가 모조리 불에 타버렸으며 화상을 입어 사망한 백성이 65명이었다고 돼 있다.
신하 도신(道臣)이 이 일을 알려오니 임금이 명하여 영서 지역 곡물 1천 석을 옮겨 백성들을 돕도록 했다고 한다.
그 뒤 12년이 지난 숙종 10년(1684년) 3월 8일에도 울진 화재가 언급된다.
'강원도 평해군과 울진현의 민가에 불이 나다'라는 제목이다.
울진현은 지금의 울진군, 평해군은 지금의 울진군 평해읍이다.
두 곳 모두 당시에는 강원도에 속해 있었다.
실록은 "강원도 평해군(平海郡)의 민가에서 불이 나 번져서 60여 호를 태웠다"고 전한다.
울진현(蔚珍縣)의 민가에서도 불이 났는데 양녀(良女) 점덕(占德)이 할아버지가 앓아누워서 나오지 못하는 것을 보고 세찬 불길 속으로 들어갔다.
어렵사리 할아버지를 업고 나오려다가 불이 거세 할아버지, 자식과 함께 희생됐다고 한다.
신하 도신(道臣)이 임금에게 아뢰니 특별히 휼전(恤典)을 베풀라고 명하였다고 실록은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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