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산 자락에 문화예술인 공간 '무산선원' 문 연다

문화예술 애정 각별했던 故무산스님 유지 따라…매달 시낭송회
마당에 성모마리아상 설치 계획…"종교 구분 없는 화합의 공간"

양정우

| 2022-09-15 17:37:48

▲ 북악산 자락에 문화예술인 터전 '무산선원' 개원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서울 북악산 자락에 문화예술인을 위한 문화공간인 '무산선원(霧山禪院)'이 19일 문을 연다. 이곳에서는 매달 마지막주 월요일 시낭송회가 열릴 예정이다.

북악산 자락에 문화예술인 공간 '무산선원' 문 연다

문화예술 애정 각별했던 故무산스님 유지 따라…매달 시낭송회

마당에 성모마리아상 설치 계획…"종교 구분 없는 화합의 공간"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서울 북악산 자락에 문화예술인을 위한 문화공간인 '무산선원(霧山禪院)'이 문을 연다.

이 선원은 2018년 입적한 '무애(無碍)도인' 무산스님의 화합과 상생의 정신을 선양하는 공간이다. 생전 문화예술을 각별히 아꼈던 스님의 뜻을 이어받아 문화예술인들이 언제나 교류할 수 있도록 만든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무산선원 주지 선일스님은 15일 서울 성북구 삼청각 옆에 위치한 무산선원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19일 개원 소식을 알리며 "매달 시와 소설 낭송회 및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화예술인들이 무산선원을 적극 활용하도록 장소와 재정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과거 홍련사라는 작은 암자를 리모델링해 태어난 무산선원은 약 660㎡(200평) 부지에 작은 법당과 강당 등 두 개 동으로 이뤄졌다.

법당 좌우와 뒤편 벽면에는 무산스님이 생전 남긴 그림을 복원해 누구나 법당 주변을 돌며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강당에는 스님이 남긴 그림 10여점과 유골함, 가사(袈裟)가 전시돼있다. 시조와그림에 능했던 스님 작품에는 사람들이 화합하며 차별과 분별이 없는 세상에 사는 모습이 담겨 있다.

마당에 있는 석조 불상 옆으로는 약 2m 높이의 성모마리아상도 들어설 예정이다. 누구나 종교 구분없이 선원을 찾아와 안온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종교 간 화합의 상징이기도 하다.

무산선원은 개원 당일 첫 시낭송회도 연다. 불교 선원에서 여는 시낭송회는 시인 신달자 씨의 아이디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신 씨는 생전 무산스님과 인연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개원을 앞두고 선원을 찾은 자리에서 '문화예술인이 함께하는 시낭송회를 여는 것은 어떠냐'는 제안을 내놨다.

신 씨는 이날 간담회에서 "무산스님은 제 인생에 많은 감동을 주시고 좌절할 때 손을 잡아주신 분"이라며 "제가 우연히 여기서 시낭송을 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 말이 이뤄졌다"고 반겼다.

첫 시낭송회에는 정호승 시인과 원로인 이근배·오세영 시인이 참석해 자작시를 낭송한다. 배우 신영균 씨도 만해 한용운의 시 '추야몽(秋夜夢)을 들려줄 예정이다.

안숙선 명창은 개원 기념 공연을 한다.

무산선원 측은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마다 시낭송회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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