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전통과 현대 교차하며 완성되는 '소리의 균형'

세종문화회관 시리즈 '싱크 넥스트 26' 내달 첫선
개막작은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권지현

| 2026-06-22 17:27:30

▲ 해미 클레멘세비츠, 김예지, 올리비에 마랭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아티스트 인터뷰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사운드 아티스트 해미 클레멘세비츠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서양·전통과 현대 교차하며 완성되는 '소리의 균형'

세종문화회관 시리즈 '싱크 넥스트 26' 내달 첫선

개막작은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모래와 바람이 만나 모래바람 소리를 내는 것처럼, 이질적인 음색을 교차하고 조화시키는 공연이에요."

2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싱크 넥스트 26' 개막작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인터뷰에 참여한 해금 연주자 김예지가 공연 제목의 의미를 이같이 소개했다.

'싱크 넥스트'는 세종문화회관이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공연을 선보이고자 기획한 시리즈 공연이다. 2022년 첫 행사를 시작한 이래 지난해까지 관객 2만4천명을 모았다. 올해는 오는 7월 3일부터 9월 5일까지 세종S씨어터에서 전통음악, 탈춤, 서커스 등의 분야에서 아티스트 총 16팀이 10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개막 공연은 7월 3∼5일 열리는 한국과 프랑스 음악가 6인의 무대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이다. 공연은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으며, '언어와 소리'라는 공통 관심사 아래 뭉친 한국과 프랑스 예술가들이 양국의 소리가 만나 생기는 관계를 탐색한다.

사운드 아티스트 해미 클레멘세비츠, 17∼18세기 현악기 '비올라 다모레' 연주자 올리비에 마랭, 해금 연주자 김예지 등이 정가(궁중 성악곡)와 중세 유럽 성가(聖歌), 양국의 전통 악기와 사운드스케이프를 활용한 소리를 들려준다.

김예지는 이번 공연의 형식을 '소닉 시어터'(Sonic Theatre)라고 표현했다.

"공간 속에 있는 사람 간의 대화나 공연장 안에서 돌아가는 공조기 소리도 음악의 요소가 될 수 있단 의미에서 이런 개념을 사용했어요."

그의 말대로 총 5장으로 구성되는 공연은 관객의 호흡과 공연장의 백색소음, 연주자들의 발성과 악기 소리를 모두 연주에 포함한다.

각 장면은 소리의 발생 근원을 다루는데, 아이가 처음 엄마 뱃속에서 듣는 태초의 소리, 신과 자기 수양을 위한 소리, 숨소리 등을 테마로 잡았다.

예컨대 아이가 처음 엄마 뱃속에서 듣는 소리는 모음 위주로 들린다는 의학적 사실에 착안, 한국어와 프랑스어의 모음 발음을 활용해 '태초의 소리'를 상상해 보는 식이다.

클레멘세비츠는 모음의 울림을 표현하기 위해 우리나라 전통 성악곡과 프랑스 성가를 차용했다. 그는 "한국과 프랑스의 모음은 비슷한 발음이어도 미세한 차이가 있는데 한국의 정가와 중세 성가를 통해 양국 언어가 만나는 지점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또한 전통과 현대의 소리, 동양과 서양의 소리를 교차시켜 음색의 부딪침을 담는다.

김예지는 "마랭이 연주하는 서양 전통악기 비올라 다모레는 기존 현 아래에 소리를 울려주는 '공명현'이 따로 있는 게 특징인데 독특한 진동이 해금과 잘 어울린다"고 했다.

또 "농현(현악기 연주에서 장식음을 내는 기법)을 넣는 시도 등을 통해 한국의 고유성을 잃지 않으며 현대적인 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공연은 해금, 거문고, 비올라 다모레, 중세 성악, 정가와 전자음악까지 여섯 개 소리를 같은 공간에 나열하며 공연장과 객석의 소음까지 섞는다.

클레멘세비츠는 자칫 산만하고 복잡해 보일 수 있는 구성에 대해 "균형을 잡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작품이 단순한 '퓨전 음악'은 아니라며 "동서뿐 아니라 전통과 현대의 소리 등 다양한 요소를 모아놓고 균형을 잡으려 했고, 매일 연습을 통해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 감을 잡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질적인 요소가 각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의 만남'이 이뤄졌다고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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