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희
| 2026-09-21 17:27:47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올해를 빛낸 배우 명단을 뽑을 때 구교환을 빼놓을 수 없다.
헤어진 연인과의 절절한 멜로로 260만여명을 동원한 영화 '만약에 우리'를 시작으로 연상호 감독의 좀비물 '군체', 결핍을 가진 인물의 연대기인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까지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맹활약했다.
구교환이 보여준 얼굴도 첫사랑에 어쩔 줄 몰라 하는 풋풋한 청춘('만약에 우리')부터 집단 지성의 좀비가 인류의 진화라 믿는 '확신범' 악당('군체'), 질투와 열등감에 시달리는 영화감독 지망생('모자무싸')까지 다양했다.
그런 그가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부활남: 더 레드'(이하 '부활남')에서 취업준비생 석환으로 돌아온다. 죽으면 사흘 뒤 부활하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캐릭터다.
"작품을 할 때마다 쾌감이 있습니다. '모자무싸'에서는 감독이 됐을 때 쾌감이 있고, '만약에 우리'를 할 때는 설레는 연애의 쾌감을 느끼기도 하고요. (배우는) 계속 도파민이 넘치는 직업 같아요. (웃음)."
2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구교환은 "이번에는 초인적인 힘을 얻게 되면서 오는 쾌감이 있다"며 "제가 느낀 도파민을 관객분들이 더 많이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활남'은 죽어도 살아나는 능력이 있는 취업준비생 석환이 의문의 추격을 당하는 이야기다. 채용택·김재한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 '독전 2'(2023)를 연출했던 '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속 석환은 죽을수록 더 강해지는 설정이다. 이에 석환은 죽음을 거듭하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힘과 속도를 갖추게 되고, 또 다른 초능력을 가진 블랙(신승호 분)을 비롯한 정체불명의 사람들과 싸운다.
석환의 초인적인 능력을 표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시각특수효과(VFX)를 적극 활용했다. 크로마키(화면 합성 기술)도 이용해 배우들은 아무것도 없는 스크린을 배경으로 연기하기도 했다.
구교환은 "상상했을 때 더 좋은 표현이 나오기도 해서 힘든 점은 없었다"며 "후반 VFX 작업을 거쳐 나오는 장면도 있는데, 필름 인화를 기다리듯 기대됐다"고 말했다.
영화는 속도감 있게 전개되며 액션의 쾌감을 선사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구교환은 "행동하는 영화"라고 규정했다.
영화는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서사로 관객과 거리를 좁히려 했다. 석환이 31살 취업준비생이라는 설정이 대표적이다.
구교환은 "계속 누군가로부터 합격을 받아야 한다는 점은 모두가 그런 것 같다"며 "취준생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영업자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짚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에 현실감을 주는 요소다. 석환이 친구 영하(강기영)나 동생 예린(김시아)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웃음과 함께 서사에 감정선을 부여한다.
실제 그 인물인 듯 상황에 자연스럽게 녹아나는 구교환의 연기도 눈에 띈다. 극 중 예린이 끓여온 라면을 두고 석환이 물의 양을 지적하는 장면은 둘을 현실 남매처럼 보이게 한다.
구교환은 연기 비결을 묻자 "촬영 들어가기 10분 전에 엄청나게 집중한다. 주변과 상대 배우들을 잘 살펴본다"며 "그래서 보통 감독님들이 첫 테이크가 좋다고 한다"고 했다.
'부활남'은 추석 연휴 직후 개봉해 '인턴', '암살자(들)', '타짜: 벨제붑의 노래' 등과 경쟁하게 됐다.
그는 "추석 연휴를 전후해 영화를 선보이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부활남'도 함께 개봉해 영광이다. 연휴 즐겁게 보내시고 마음이 동하실 때 '부활남'을 보러 오시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자연스러운 연기 덕분인지 구교환은 감독들이 찾는 '대세 배우'가 됐다. '만약에 우리', '군체', '모자무싸'에 더해 김윤석과 함께한 '폭설'도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폭설로 고립된 기차역에 자신이 후임 역장이라고 주장하는 남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송강호와 함께한 '정원사들'을 비롯해 '태풍', '카르텔' 등의 차기작도 줄줄이 예고돼 있다.
구교환은 '대세 배우'라는 평에 대해 "너무 쑥스럽고 부끄럽다"면서도 "관객분들과 친해졌다는 칭찬으로 듣고 있다"고 웃음 지었다.
구교환은 '다작에 따른 이미지 소모'라는 걱정보다 새로운 작업을 하는 데 따른 설렘이 더 크다고 했다. 머릿속 계산보다는 마음을 따른다는 그가 앞으로도 많고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연기를 하는 게 제 직업이잖아요. 연기할 기회가 생기는데 그것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미지 소모라는 부정적인 두려움에 빠지면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아서, 지금 앞에 있는 것에 충실한 것 같아요. 제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싶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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