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준
| 2023-10-03 17:21:11
'동상이몽' 추석민심…與 "野 국정 비협조" 野 "민심 이반 심각"
민생고 호소에 여야 '네탓 공방'…'지지 정당 자성해야' 쓴소리 민심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곽민서 기자 = 엿새 간 이어진 추석 명절 연휴에 지역구를 구석구석 훑은 여야 의원들이 접한 민심은 한결같았다.
경제와 민생이 어려우니 여야를 떠나 정치권이 힘을 합쳐 문제 해결에 힘쓰라는 것이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3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연휴 기간 국민이 가장 많이 한 이야기는 경제와 민생을 빨리 회복시켜달라는 것"이라며 "여야가 협치 정신으로 10월 국회의 문을 열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와 민생이 위기에 빠지고 중산층과 서민의 고통이 가중되는 현실에 국민적 분노가 컸다"며 "우리도 책임을 피할 수 없기에 마음이 무거웠다"고 밝혔다.
민생고를 호소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컸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한목소리를 냈으나 막상 원인 진단에 접어들자 상대 탓을 하는 데만 주력했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은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어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야당이 국정에 너무 협조하지 않는 데 대한 비판이 있었다"고 말했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머릿수를 앞세워 각종 입법을 밀어붙이고 윤석열 정부에 비협조적이었던 탓에 국정이 발목을 잡혔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추석을 앞두고 뛰어오른 과일·채솟값에 기름값, 공공요금까지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돌보란 국민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컸던 추석이었다"며 "민주당이 진정으로 민생을 생각한다면 영수 회담이 아니라 외면해온 민생 외상값부터 갚는 게 도리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실정이 민생을 어렵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부산 북구·강서구갑을 지역구로 둔 전재수 의원은 통화에서 "평화를 지켜야 할 대통령이 강경 일변도의 안보 정책을 내세웠고, 민생도 최악이니 민심 이반이 심각했다"며 "박근혜·이명박 대통령을 '우리 대통령'이라 했던 분들도 윤 대통령은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성호 의원도 "윤석열 정권에 대해서는 거의 포기 상태라고 봐야 한다"며 "여당을 지지했던 노년층 사이에서도 '야당 수사나 할 줄 알았지, 제대로 하는 건 없고 무능하다'는 평가가 퍼진다"고 밝혔다.
지지하는 정당이 자성해야 한다며 쓴소리를 잊지 않는 민심도 있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감옥에 보낼지를 놓고 싸우지 말라는 의견과 함께 그 문제는 사법 시스템에 맡기고 민생을 챙기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연결고리로 '야당 때리기' 하나에만 매몰되지 말라는 주문이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정국에서 심각한 분열 양상을 보인 민주당에는 단합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컸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돼 축하한다는 인사를 받았다"면서도 "이제는 내부에서 분열하지 말고 잘 단결해서 싸우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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