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연
| 2026-05-08 17:21:14
"누가 내 아이 빼앗아 해외로 보냈나"…어머니 5인의 절규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 신청…"국가가 아동탈취 해외입양 묵과"
(서울=연합뉴스) 양수연 기자 = 과거 해외입양이 대거 이뤄지는 과정에서 자녀를 빼앗기는 피해를 봤다는 어머니들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TRACE 해외입양·아동권리 진상규명 연대'는 8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입양인의 친모 5인이 제기한 진실규명 신청서를 진실화해위에 낸다고 밝혔다.
해외로 입양된 자녀들의 사진이 담긴 액자를 품에 안은 어머니들은 과거 입양기관이 친모의 서명을 위조한 서류로 아이들을 강제 해외입양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애리라나 씨는 1993년 딸(박미애 씨)을 병원에서 출산한 뒤 아기를 보지 못하다가 일주일 만에 아기가 사망했다는 통보를 받고 10여년간 그렇게 믿었다고 한다. 그러다 이씨는 딸이 묻힌 곳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과거 딸이 조작된 기록을 바탕으로 미국 오하이오주의 한 가정으로 입양된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이씨는 "왜 아이가 죽은 것으로 처리됐는지, 왜 부모 동의 없이 해외로 보내졌는지 그 과정을 밝혀달라고 요구했지만, 그 누구도 답을 주지 않았다"며 "어느 누구라도 제게 답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딸의 양부모와 연락을 이어오던 이씨는 최근 딸의 근황을 듣지 못해 알아보다가 2023년 4월 8일 딸이 집을 나와 노숙 생활을 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그날은 딸이 미국에서 재판을 통해 '박'(PARK)이라는 한국 성을 회복한 다음 날이었다고 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박씨를 기리는 추도식과 헌화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아울러 어버이날인 이날 단체의 다른 해외입양인들이 '아동탈취' 피해 어머니들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기도 했다.
단체는 성명서에서 "국가가, 입양기관이 아이를 빼앗고도 아동탈취를 묵과했다"며 "아이들은 자신이 버려진 존재라고 믿었고, 어머니들은 억울하게 아이를 잃고도 죄책감과 그리움 속에서 나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11일 '입양의 날'을 앞두고 9일 '제21회 입양의 날 기념행사'를 여는 정부를 향해 "무엇을 기리기 위한 입양의 날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 아동탈취·불법입양 사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수조사와 진상규명 ▲ 해외입양인들의 입양 기록에 대한 접근권 보장 ▲ 정부의 공식 사과 및 배상 ▲ 해외입양 및 시설피해 조사를 위한 전담기구 설치 ▲ 해외입양인과 부모 간의 상봉 지원 체계 구축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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